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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퇴비 생산에 오염방지 "일석삼조"

음식물쓰레기서 金캐는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br>미생물 활용해 만든 바이오가스로 시간당 1,430㎾ 발전<br>한전에 남는 전기 팔아 연 8억4,000만원 벌어<br>CO2 감축으로 연 27억원 탄소배출권 거래수익 전망도



사람의 위에서 음식물이 소화되듯 산소를 싫어하는 혐기성 미생물을 이용한 음식물쓰레기 소화 과정에서 생기는 메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고 남은 찌꺼기를 저염도 퇴비로 활용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혐기성 소화 과정을 거치면 음식물쓰레기 폐수(이하 음폐수)의 오염부하도 크게 낮아져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서희건설이 부산광역시 강서구 생곡동에 지어 가동 중인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에서는 이 같은 일이 매일같이 벌어진다. ◇바이오가스 연간 2만㎥, 전기 1,430㎾/h 생산=사업소로 들어온 음식물쓰레기는 3,000톤 용량의 대형 혐기성 소화조(미생물 대사가 이뤄지는 공간)로 보내져 순차적으로 소화ㆍ분해된다. 하루 200톤(부산 발생량의 25%)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사업소에서 생산되는 메탄가스 등 바이오가스(신ㆍ재생에너지)는 연간 2만㎥ 정도. 이 가스로 시간당 1,430㎾의 전기를 생산, 400㎾는 자체 사용하고 1,030㎾는 한국전력공사에 팔아 연간 8억4,00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자체 전기료 절감액도 연간 1억8,000만원에 이른다. 부산시로부터 연간 31억여원의 처리비용(반입료)도 받는다. 혐기성 소화 과정 등을 거쳐 생산된 퇴비는 염분이 0.38% 수준으로 기준치(1% 이하)를 훨씬 밑돌아 유기농 퇴비공장에서 가져간다. 또 이런 과정을 거친 음폐수의 화학적ㆍ생물학적 산소요구량(CODㆍBOD)은 9,000ppm 수준으로 기존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10만~15만ppm)보다 크게 낮아 하수종말처리장에 주는 부담이 적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에는 요즘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1주일에 3~4팀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서희건설은 서울시 동대문구에 하루 100톤가량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짓고 있다. 포스코건설도 환경부 과제(2008~2012년)로 음폐수와 유기성 폐기물 등을 단독 또는 병합해 혐기성 소화 방식으로 처리, 전기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도 지난 27일 2012년까지 유기성폐기물 바이오 가스화 발전시설 23개소(4,240톤/일), 하수 슬러지 연료화시설 4개소(1,280톤/일)를 확충하겠다고 국무회의에 보고했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하루 5,000톤의 음폐수를 에너지화하면 20만㎥의 바이오가스를 생산, 천연가스 버스 1,500여대를 운행하거나 7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당 71만4,0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또 화석연료를 덜 쓰고 연간 280억원의 탄소배출권 거래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물 많은 식문화 특성에 맞게 최적화=하지만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의 처리시설이 처음부터 지금의 성능을 발휘한 것은 아니다. 서희건설은 200억여원을 들여 벨기에 OWS사의 건식(총 고형물 비중 15% 이상) 혐기성 소화 기술ㆍ설비를 도입, 2005년 시설 운영에 들어갔지만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고심 끝에 혐기성 소화조 전문가인 김재우 경원대 환경과학과 교수에게 SOS를 보냈다. 지난해 1월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 소장(상무)으로 영입된 김 교수는 9개월간의 악전고투 끝에 난제를 해결했다. 유럽식 음식문화에 최적화된 OWS사의 설비 운전조건 등을 국물ㆍ염분이 많은 우리나라 음식물쓰레기의 특성에 맞게 바꾼 것. 혐기성 소화조로 들어온 음식물쓰레기는 1차 소화 과정을 거친 뒤 소화조 밑부분에 연결된 파이프를 거쳐 탈수기로 보내진다. 물기를 짜낸 뒤 남은 고형물은 새로 들어온 음식물쓰레기와 함께 다시 혐기성 소화조에 투입되며 음폐수는 폐수처리설비에서 1차 처리된 뒤 하수처리장으로 보내진다. 30일간 매일같이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국물이 많이 섞인 음식물쓰레기를 소화조에 바로 투입하더라도 점차 고형물 비중이 높아져 OWS사의 건식 시스템에 적응해간다. 서희건설은 고순도 메탄가스를 얻는 연구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혐기성 소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메탄ㆍ이산화탄소 혼합가스 중 이산화탄소를 화학적ㆍ물리적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액체로 분리하는 소규모(pilot) 실험에 성공했다. 고순도 메탄가스는 가격이 ㎥당 1,562원(한전에 판매하는 전기료의 35배 이상)에 이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화석연료 수입-온실가스 배출 감축 ‘일석이조’=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 폐기물을 혐기성 소화시켜 얻은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면 석유ㆍ석탄 등 화석연료 수입비용은 물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부산음식물자원화사업소의 경우 하루 218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ㆍ절감하는 효과가 있어 향후 연간 27억원(톤당 25유로 기준) 안팎의 탄소배출권 거래수익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유가 급등으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데다 2013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대상국에 포함될 것이 확실해 보이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구세주’인 셈이다. 하루 7,000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4,500톤의 음폐수 중 84%(3,800톤)를 바다에 버리고 있는 민간 시설 대부분이 2013년부터 음폐수의 해양 배출을 금지하기로 한 정부 방침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점도 혐기성 소화 처리시설의 가치를 높여주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가동 중인 255개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대부분은 파쇄 및 이물질 선별과정을 거쳐 물기를 짜낸 고형물에 톱밥 등을 섞어 퇴비ㆍ사료를 만드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재우 서희건설 상무는 “석유 한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나라지만 음식물쓰레기, 돼지 분뇨, 하수 농축 슬러지 등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환경오염ㆍ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너무 소홀했다. 지금이라도 민간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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