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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산타클로스 랠리없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뉴욕 증시에서 나돌던 두 가지 가설을 먼저 끄집어 내보자. 그 첫째는 '겨울의 찬바람이 불어오면 주가가 내려갈 것이다'는 가설이요, 둘째는 '다우 존스지수가 1만 포인트까지 가지만 더 이상은 못간다'는 것이었다.첫번째 가설은 뉴욕의 초겨울이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대한 역설적인 표현이고, 다음 것은 월가 기관투자자들이 나름대로 세워 놓았던 공식이었다는 사실이다. 이번 주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내리고, 인텔과 AMD가 반도체 경기전망이 좋을 것이라고 립 서비스를 하더라도 시장엔 이미 물량이 포화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 산타클로스 랠리 있나 과거의 예를 보면 뉴욕 증시엔 크리스마스 이전에 이른바 '산타클로스 랠리'가 있었다.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되는 연말연시 연휴를 앞두고 직장인들이 보너스를 두둑히 타서 주식을 사두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 랠리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첫째 이유는 9ㆍ11 테러 이후 랠리가 이미 주가의 충분한 가치를 반영할 만큼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난 주 다우존스지수가 3개월 만에 1만 포인트를 돌파하고, 나스닥 지수가 4개월 만에 2,000 포인트를 돌파한 것을 계기로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고, 이제는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압력보다 이익 실현을 위해 빠져나가는 압력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 월가의 컨센서스다. 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내려가고 있는 단계에 있고, 주가는 이미 완전한 회복을 전제로 상승해 있기 때문에 적당하게 먹고 빠지자는 세력이 나타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6일과 7일에 주가가 소폭 하락한 것도 조정 국면의 초기 양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뉴스는 지적했다. ◇ 월가의 분위기 반전 뉴욕 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이코노미스트나 애널리스트들이 지난주말부터 쏟아내는 발언들이 심상치 않다. 인텔과 AMD의 경영진이 투자자들을 불러 모아 "이번 분기 영업실적이 예상보다 좋을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지만 다음날 모건스탠리의 반도체 전문 애널리스트 마크 에델스톤은 "반도체 주가가 더 이상 상승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혀 반도체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메릴린치의 이코노미스트 브루스 스타인버그는 "기업 수익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침체는 이번 겨울 내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최근의 낙관론이 지나치다는 점을 일깨웠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도 경제 낙관론이 오히려 거품을 만들고 있다는 시니컬한 분석을 투자자들에게 보냈다. 월가 사람들은 이처럼 분위기를 급선회하면서 지금까지 주가 상승이 인위적인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증시 주변의 경제 예보관들은 최근 경제 지표들을 지나칠 정도로 낙관적으로 본 것을 인정하고 있다. 기업 실적이 몹시 악화되었는데도 생각보다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가 하면, 실업수당 청구자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신규청구자가 조금 줄었다고 만족한 반응을 보냈다. 주가가 올라가야 12월에 보너스를 많이 받게 되는 월가의 생리가 이른바 '12월 랠리(December Rally)'를 형성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 11월 실업률은 6년만에 최고치인 5.7%로 급등, 경제가 여전히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연말 보너스 산정 기준이 되는 12월 첫 주가 지나갔기 때문에 그 동안의 인위적인 주가 끌어 올리기의 필요성이 약해졌다. ◇ 금리인하에 기대 이번 주 관심은 오는 11일 FRB의 금리 인하여부다. 올해 마지막 모임에서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또다시 0.25% 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신호가 나오고는 있지만 20년 만에 맞는 최장기 불황을 맞아 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성장률이 4분기까지 1%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이 24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3명이 0.25% 포인트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이번 주엔 JDS 유니페이스, 코스코, 오러클, 시에나 등 주요 기업들이 4분기 실적 예상을 공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은 4분기 영업실적이 최악일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인들이 앞으로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밝히는 소신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이번 주에 발표되는 ▦도매 및 소매물가지수(11월) ▦수출물가(11월) ▦산업재고(10월) ▦산업생산(11월)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11월 산업생산이 14개월째 감소, 2차대전 이후 최장기 위축을 이어나갈지 여기서 다시 확장기로 전환할 것인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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