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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경험`이 햄버거왕구 밑거름
입력2003-01-14 00:00:00
수정
2003.01.14 00:00:00
최원정 기자
“21세기는 탁월한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경영의 시대다.”
이건희 삼성회장이 핵심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국내외 기업들은 미래 수익의 원천을 핵심 인재 확보로 보고, 초우량 인력의 발굴과 양성을 기업경영의 화두로 삼고 있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려는 세계 기업들의 `두뇌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지켜가는 다국적 기업들의 인재 육성 현장을 살펴본다.
`매장에는 단체 예약 손님이 곧 도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물품 배달은 교통 정체로 늦어지고, 이날 따라 아르바이트 직원도 출근하지 않았다. 당신이 점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맥도널드가 직원들에게 실시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서 만나게 되는 돌발 상황들 가운데 하나다. 점장이라면 상상하기도 싫을 최악의 상황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책자에 담겨 직원들을 기다린다. 직원들은 `주스 맛이 이상하다`등의 가상 상황에 부딪혀가며 문제의 원인을 찾고 적절하게 해결해나가는 방법을 배운다.
맥도널드의 교육은 철저하게 현장과 실무 중심이다. 짐 칸탈루포 회장을 비롯한 수많은 임원진들이 아르바이트 사원부터 시작해 최고 경영진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맥도널드의 현장식 교육이 버티고 있다.
맥도널드에선 강사가 직원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일방통행식` 교육은 찾기 힘들다. 교육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팀을 이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도 하고, 각자 손님과 종업원 역할을 맡는 역할분담극도 해본다. 매장 관리자로 승진할 직원들은 실적이 좋은 매장과 나쁜 매장에서 각각 일한 뒤, 두 매장의 차이를 팀원들과 토론하며 스스로 비교 분석하는 시간도 갖는다.
`정답은 없다. 당신들의 의견을 달라. 그러면 우리의 의견을 주겠다.`맥도널드의 강사들의 교육생들에게 강조하는 사항이다. 맥도널드 직원들은 토론식 교육을 통해 전세계 맥도널드 매장에서의 다른 직원의 경험을 나누게 되는 것이다. 결국 맥도널드의 교육은 거미줄처럼 뻗어있는 맥도널드 매장의 경험을 하나로 축적하는 과정인 셈이다.
많은 기업들이 시행하고 있는 리더십 교육인`7 Habit`워크숍도 맥도널드는 자신들만의 상황에 맞춰 교육 내용을 재구성할 정도로 일상 업무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햄버거 대학은 맥도널드 실무 교육의 정수다. 점장이 되려면 햄버거 대학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코스. 미국 일리노이를 비롯해 홍콩, 두바이, 호주 등 세계 7곳에 세워진 햄버거 대학은 매년 3,000명을 대상으로 매장 운영부터 장비관리, 경영, 인사, 고객서비스 등 햄버거와 관련된 전문 교육을 시뮬리에션 위주로 실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매년 100여명이 햄버거 대학을 다녀가고 있다.
교육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기와 직급에 맞춰 교육에 참가하다 보면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맥도널드 직원들과 인맥을 쌓게 된다. 이들은 교육후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하고, 친분을 유지하면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발전을 위해 조언하는 든든한 동료로 성장한다.
백선웅 교육팀장은 “참여식 교육은 직원들의 능력을 개발하는 동시에 회사가 직원들로부터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피드백을 얻는 윈-윈(win-win)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최원정기자 ab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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