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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에 '돈맥경화'… "내년이 더 걱정"

■ 금융기관 총부재 2,000兆 육박<br>단기로 돈 빌려 장기운용하는 '미스매칭' 확산<br>고수익상품에 자금 몰리는 '머니 무브'도 심화<br>대외 변수도 불안… "대출 축소·회수 주력할듯"


‘수익성 악화, 자금 미스매칭에다 서브프라임 등 대외변수까지.’ 내년 한국 금융시장이 겪을 3대 악재다. 실제 최근 핫 이슈로 불거진 단기 시장성 수신을 통한 자금조달은 제반 여건을 고려해볼 때 내년에도 개선되기는커녕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고(高)원가성 자금조달 증가는 자금 미스매칭 우려를 증폭시키는 한편 금융권의 순이자마진(NIM) 추가 하락으로 연결되는 고리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런 가운데 서브프라임 등 각종 대외 변수는 언제든지 한국 금융시장을 위협할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돈맥경화 현상이 해소될 수는 없을까.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오는 것이 수월해지거나 한은이 금리를 내려 돈을 풀어주는 것이 해결책”이라며 “하지만 이 방법은 기대하기 힘들고 결국 금융권이 한편으로는 금리를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계ㆍ기업의 대출을 옥죄는 것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 전반에 번진 자금 미스매칭 우려=단기 자금 조달, 장기운용 등의 이중 구조는 비단 은행만이 아니다. ‘총 부채 2,000조원 육박’이 설명하듯 증권사ㆍ보험ㆍ종금사ㆍ 저축은행 등 금융권 전반에서 고원가성 단기 상품 의존도가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의 경우 콜머니가 지난해 6월 말 4조6,000억원에서 1년 새 6조9,015억원으로 늘었다. RP 매도 등 고원가성 상품 비중도 늘면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춰오던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다. 예보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전체 차입금 중 콜머니 비중이 50~80%를 차지하고 있다”며 “증권사도 콜금리 변동 확대에 노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금사ㆍ저축은행ㆍ보험 등 다른 금융기관도 이와 비슷하다. 종금사의 경우 콜머니가 지난 6월 614억원에서 9월 1,246억원으로 102.9% 늘었다. 저축은행도 콜머니가 6월 209억원에서 1,716억원으로 무려 721% 증가했다. 보험사도 시장성 수신 상품에 해당하는 변액보험이 이 기간 동안 25조4,000억원에서 39조4,000억원으로 55.1% 늘었다. 자금들이 한곳에 자리잡지 못하고 고수익 투자상품을 찾아 연쇄이동하면서 은행은 물론 증권사 등 다른 금융기관도 단기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오는 것이 보편화된 것이다. ◇머니 무브 내년에 더 심화, 악화되는 수익=고수익 투자성 상품으로의 자금이동을 뜻하는 머니 무브는 내년에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7~8%대의 고금리 장기 상품을 선보여도 부동산과 주식으로 큰 폭의 이익을 경험한 자본들이 손쉽게 장기 상품으로 옮겨오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및 운영 노하우가 바뀐 여ㆍ수신 구조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자금 미스매칭에 대한 우려는 더욱 증폭되는 한편 금융권의 순이익 하락도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은행의 NIM이 줄고 있다. 우려했던 징후가 나타나지 않나 걱정된다”며 “금융권 리스크는 오히려 내년에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안한 국제금융시장, 타격 주나=이런 가운데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아시아 스와프시장 변동성 확대 등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 증가’ 보고서를 내놓고 향후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센터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점을 고려, 국내외 자금수급 여건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예보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단기 시장성 수신을 통해 서로 돈을 빌려주면서 파생통화를 키워왔다”며 “단기 상품 자금 조달은 내년에 계속되지만 올해보다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 결국 자금 미스매칭 등 리스크에 대비하면서 대출을 줄이거나 회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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