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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新人脈] 금감원 출신들 퇴직후 어디로…

은행·보험·증권사등 금융권 감사로 '제 2인생'<br>경험 살려 기업 파수꾼으로 대거 진출<br>'주 공격수' 아닌 '보조역' 담당 한계도


'○○ 출신'이 업계에서 인맥을 형성해 하나의 힘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증권이나 옛 동원증권 출신들이 증권가 각계에서 굵직한 일을 해내고 있으며 행정부 고위 공무원들 역시 일할 때 쌓은 인연이 닿아 정계나 기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출신들 역시 퇴직 이후 관련 업계 곳곳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원 업무의 특징상 타'출신'들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금감원 내에서 이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역량은 검사와 감독 업무.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에서 추구하는 '영업력이 좋은 사람'과는 거리가 있다. 금감원 출신들은 돈을 '잘 벌어오는 일'보다는 돈을 '깨끗하게 벌어오는지를 살피는 일'에 일가견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제2의 삶을 전개하는 곳은 주로 각 기업의 '감사' 자리다. 기업에서 감사는 회사 내부의 재산 상태나 임직원의 업무 집행을 감독하는 자체 '파수꾼'으로 금감원 출신들에게는 자신의 전문성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리다. 실제 금감원의 주요 감독 대상이 되는 은행ㆍ보험ㆍ증권 업계 주요 회사의 감사 자리에는 금감원 출신들이 두루 포진돼 있다. 이들이 '금감원 출신'으로 하나의 인맥을 형성할 법도 하지만 기업 영업활동의 '주 공격수' 역할이 아닌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감사 자리이기에 운신의 폭이 작을 수밖에 없는 엄연한 한계가 존재한다. 서울경제신문은 금감원 기업공시시스템의 기업보고서를 통해 금감원 출신들이 감사 역할을 하고 있는 주요 금융기관을 조사했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은행ㆍ하나은행ㆍ국민은행의 감사 자리에 금감원 국장 및 부원장보 출신들이 배치돼 있었다. 보험에서는 금감원 출신들이 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LIG손해보험ㆍ메리츠화재ㆍ한화손해보험ㆍ동양생명보험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전반적으로 금감원 출신의 감사가 대거 포진돼 있었으며 대형사 중에는 삼성증권ㆍ현대증권ㆍ한국투자증권 등의 감사가 각각 금감원 국장과 팀장을 지냈다. 대형 금융기관의 감사로는 금감원 출신 외에 감사원이나 국세청, 한국은행과 기업가 출신들이 나머지를 구성하고 있었지만 금감원의 비중에 비해 작은 부분을 차지했다. 금감원 출신 감사들이 조직 통솔 능력을 인정받아 회사 대표에 오르는 사례도 있다.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 이장훈 한국신용정보 사장, 장태종 신협중앙회장 등이 대표적인 금감원 및 기업 감사 출신이다. 이처럼 금감원 출신의 기업 감사 취업에 대해 좋은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퇴직직원이 금감원 내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실제 비리 의혹이 있는 기업이 금감원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감원 직원들이 재직 시절 쌓아온 금융실무 지식과 리스크(위험) 관리 및 내부통제 능력을 기업에 활용하는 것이 국가적 인적 자원 활용이라는 틀에서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미국과 영국ㆍ일본 등도 퇴직 공직자의 재취업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출신 감사 재직회사를 중점적으로 감찰하고 있다"며 "퇴직 전 3년 이내에 업무 관련성이 있는 금융회사로의 취업은 퇴직 후 2년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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