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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평소에도 그룹을 대표하는 총수로 각 계열사들의 주요 경영현안을 챙기며 바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새롭게 신경 써야 할 일이 하나 더 늘었기 때문. 박 회장이 요즘 그룹의 경영 못지 않게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 일은 바로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비즈니스 서밋'의 준비 작업이다. 박 회장은 이번 G20 비즈니스 서밋에 14명의 국내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한국 재계를 대표해 참가할 예정이다. 총 4개 주제별로 진행되는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그가 맡은 분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그 어느 기업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몸소 실천해 온 두산그룹의 오랜 경영철학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용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다. 박 회장은 당시 취임사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 존경 받는 기업이 되려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추세에 수동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앞서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업의 역할은 수익창출 못지 않게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중요하다는 것이 박 회장의 신념이다. 이에 맞춰 두산그룹은 지난 5월 사회공헌활동을 실무적으로 총괄할 사회공헌팀을 지주회사인 두산에 신설하기도 했다. 두산그룹의 사회공헌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은 바로 연강재단이다. 연강재단은 "국가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이라는 연강 박두병 초대회장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78년 설립됐다. 연강재단은 출범 이후 학술연구비 지원과 교사 해외연수, 도서 보내기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지원해오고 있다. 연강재단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방적인 후원보다는 수혜자를 배려하는 '맞춤형' 지원을 한다는 점이다. 마치 의사가 환자 개개인에 맞춰 처방을 하듯이 지원을 받는 사람이 가장 필요로 하면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지난 한해 도서ㆍ벽지 지역의 초등학교 48곳과 어린이병원학교 21곳에 총 2만6,600권을 전달해준 도서지원사업 역시 재단이 지원도서를 선정하는 대신 해당 학교의 교사와 학생들이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골라 받는 방식을 선택해 큰 호평을 받았다. 최근 우리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대기업ㆍ중소기업간 상생'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두산그룹의 경영전략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간의 조찬간담회에서 박용현 회장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은 글로벌 경쟁을 이겨나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그룹의 핵심가치로 삼아 계열사의 상생 노력을 분기별로 점검하고, 경영진의 성과평가에 주요 항목으로 반영하겠다"며 "협력업체와 선순환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동반성장의 효과가 2~3차 협력업체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이 강조한 선순환적 파트너십은 그룹 계열사 내부에서만 적용해오던 두산 고유의 기술과 품질, 경영 체계 내에 모든 협력업체를 포함시켜 하나의 시스템으로 운영하겠다는 것. 즉, 기존의 단순 구매와 하도급 계약구조에서 벗어나 연쇄적 생산과 공급과정 전반의 시스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을 공유함으로써 협력업체와 동반 성장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두산은 ▦경쟁력 공유 프로그램 ▦이익공유와 재무지원 ▦해외시장 동반진출 지원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 4대 핵심전략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G20 서울 정상회의를 두산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밥캣, 밥콕, 스코다파워 등 해외기업을 잇달아 인수한 두산그룹은 현재 전 세계 35개국에서 4,100여개 판매 네트워크를 갖춘 채 전체 매출의 6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은 올해를 러시아, 남미 등과 같은 신흥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은 만큼 안방에서 열리는 G20 회의야말로 전 세계에 '두산'이라는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 이에 맞춰 두산그룹은 이번 G20 회의를 적극적인 홍보의 장으로 삼아 행사기간 한국을 찾는 해외기업들과의 잇따른 미팅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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