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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DNA는 다르다] 남용 LG전자 부회장

비용 절감등 회사 체질 개선'지휘봉'


LG전자는 글로벌 불황 속에 기민하게 대처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위기의 한 복판이었던 올 1ㆍ4분기에도 LG전자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으며, 이 같은 성과는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G전자의 선전에는 불황을 일시적 현상이 아닌 회사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남용 LG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남용 부회장은 위기를 맞아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이유가 첫째는 생존, 둘째는 1등으로의 도약"이라고 강조한다. 남용 부회장은 우선 올초 82개 전 해외법인에 '워룸(War room)' 구축을 완료했다. 해외 법인의 워룸은 별도의 독립 공간에 2~3명의 태스크포스팀(TFT) 인력이 투입된 형태로 지난해 12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한국 본사 워룸과 상시 연락 체계를 갖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꾸민 본사 워룸에서는 환율동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고, 수출 확대와 운전자본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본사 워룸과 마찬가지로 법인 워룸도 3조원의 비용절감 목표에 따라 모든 비용 처리를 관리하고 있고 남용 부회장이 올해 중점 관리하고 있는 11개 세부과제를 실행하고 있다. 한국 내 각 팀들도 고정비 절감, 생산비 절감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며 물류흐름 개선, 수수료 절감, 서비스 개선을 위해 워룸을 운영하고 있다. 사실상 각 최소단위까지 워룸 구성이 마무리됐다. 남 부회장은 하루에도 많게는 5~6회 정도 집무실 옆에 있는 워룸을 찾아 각종 현안을 보고 받고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본사 워룸은 남 부회장 집무실과 같은 트윈타워 15층에 있다. 이 회사가 추진중인 3조원 비용절감은 구매비용 1조원 절감을 비롯해 회사 전 부문에서 2조원의 경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줄이는 등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한 모든 기회를 점검하는 작업도 계속되고 있다. 재고자산 축소, 매출채권 현금화, 공급망관리(SCM) 최적화, 통합구매 등은 이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LG전자의 비용감축은 규모가 크면서도 대상에 제한이 없다. 올해 들어 이 회사의 소모성 자재 구입은 사업본부에 따라 지난해 대비 25~30% 감소했다. 통합구매와 낭비 줄이기로 효과가 컸다. 임직원들도 이러한 경비절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사소한 사무실 비품 비용부터 출장비까지 낭비되는 부분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남용 부회장은 위기의식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고 있다. 남 부회장은 최근 임직원 간담회에서 "일본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라인을 멈추는 데 반해 우리는 환율로 인해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해외 경쟁사)이 1~2년 후 살아 돌아오면 우리에겐 바로 위기다. 이 기회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라며 "2~3년 내에 1~2등까지 올라간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매월 한 차례 열리는 경영회의에서는 세계 각 지역의 경기상황이 공유되고 수요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남용 부회장이 올해 초 언급한 3대 중점추진과제(시장점유율 확대, 사업의 유연성,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와 세부 전략들도 중점 점검대상이다. 이 같은 혁신 활동을 바탕으로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49조3,330억원), 영업이익(2조1,331억원)이 모두 사상 최대다. 휴대폰 사업이 단연 돋보였다. 판매량(1억70만대), 매출액(14조5,557억원), 영업이익(1조6,043억원) 등에서 최고기록이 쏟아졌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TV 세트에서 꾸준히 영업흑자 기조를 유지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가장 어려웠다는 1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었다. 매출은 역대 1분기 매출 가운데 최고기록인 12조8,530억원, 영업이익은 4,556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 경영철학

환율 착시 경고 등 분석력 주목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불황 속 국내 산업계를 이끌어갈 만한 날카로운 현황 분석과 전망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올 초 환율 효과에 따른 착시 현상에 대해 경고했다. 일본 전자업계가 고전하고 국내 기업이 예상 외의 실적 약진을 이룬 것에는 환율(원화 약세) 착시가 상당히 작용하고 있어 이를 정확히 간파하지 못하면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 남 부회장은 "환율 효과는 올해 내로 끝나게 될 것"이라며 "환율 효과가 사라지면 우리다 바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기업들이 인력을 줄이고 라인을 멈추는 데 반해 우리는 환율로 인해 버티고 있다"며 "일본보다 공격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우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업체들의 인력 조정에 맞서 곧바로 국내 인력 2만 명을 대상으로 20%를 신사업에 전환 배치하고 생산성 향상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임직원들에게 정신무장을 독려했다. 그는 "경기침체로 사업이 불확실하다는 것도 회사에 위기라 볼 수 있지만 회사에 큰 어려움이 닥쳤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진짜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노키아는 두 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하고, 애플 등 경쟁사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도 우리는 출발이 늦었다"며 임직원들이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사업 일선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경기 침체가 도약의 기회라는 점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남 부회장은 올해 첫 사내 메시지에서 "지금의 경기침체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갈리는 시기"라며 "승자가 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e is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1949년 경상북도 울진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1976년 LG전자 수출과에 입사한 뒤 LG기획조정실과 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 LG텔레콤 대표이사, LG 전략사업담당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룹 내에서는 전략기획력, 추진력, 고객가치 혁신 마인드를 겸비한 국내 IT분야의 최고 경영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기획조정실 시절 비전추진본부 상무와 경영혁신추진본부장을 맡아 그룹 전체 사업의 핵심과 꿰뚫는 통찰력 있는 전략가로 평가 받기도 했다. 2007년부터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으며 이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불황을 맞아 환율 착시효과에 대해 가장 선도적인 경고를 내놓는 등 재계의 이슈 메이커로 급부상했으며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비용절감을 위한 극단의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등 LG전자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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