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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大경영대학원장

"경기부양보다 금융체질 개선이 더 중요"<br> 각국 보호장벽 높이는 건 모두가 공멸하는 길<br>FTA관련 한미간 입장차 생각보다 크지 않아<br>공포 극복하면 세계경제 늦어도 내년부터 회복


“경기부양책보다 중요한 문제가 금융 부문의 체질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경기부양책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글렌 허버드(51ㆍ사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에 관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 컬럼비아대학원과 함께 연세대에서 개최한 ‘사회적 기업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허버드 원장은 각국이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는 데 대해서도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라며 전세계 경제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는 “양국 간의 입장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는 “내년까지는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기업 등 경제 주체들이 두려움(fear)을 극복한다면 회복은 의외로 빨리 찾아올 수 있다”는 희망적 전망을 내비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른바 ‘스티뮬러스 팩키지(stimulus package)’라는 강력한 경기부양 대책을 내놓고 한국 정부는 30조원에 달하는 ‘슈퍼 추경’을 추진하는 등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내수 경기부양을 위해 대규모 확장재정정책을 펴고 있다. 이 같은 부양책이 세계 경기회복의 단초가 될 것으로 보나. ▦두 가지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경기부양은 어디까지나 단기적 처방에 머물러야지 근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규모가 크고 작고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양대책을 내놓기에 앞서 각국 정부는 금융 부문의 건전성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금융시스템에서는 어떤 대책도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주 말에 런던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완화 문제부터 국제통화기구(IMF) 개편까지 폭넓은 주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확장적 재정정책(의 의무화)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아시아 국가들의 입장이 서로 다른 만큼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BIS 비율 완화는 요즘처럼 자본시장이 얼어붙은 시점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점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이다. 특히 EU가 보호무역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그런 점에서 최근 한국이 내세운 자유무역 기치는 존중 받을 만하다. -최근 미국 정부가 한미 FTA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 FTA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나. ▦불공평(unfair)한 것이 아니라 양국 간 입장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갭은 좁다. 행정부로서는 의회를 설득시켜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에 다소 이 같은 (강경) 발언이 나왔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가 의회를 잘 설득시킬 것으로 믿는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월가라는 점에서 경영대학원(MBA)이 배출한 인재들이 위기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있다. 20년 넘게 월가 인재를 배출한 사람으로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MBA는 전인적 리더 양성을 표방한다.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이른바 ‘고객’을 생각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달리 말하면 ‘리더십의 실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보상과 유인 체계가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단기실적 위주의 시스템에서 보다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게 바뀐다면 월가의 도덕적 해이는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역시 한층 강화될 것이다. -세계경제는 언제쯤 회복 기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오는 2010년까지는 지금의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는 매우 큰 공포가 깔려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 같은 심리적 위축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이다. 기업 등 주요 경제 주체들은 지금의 공포를 극복해야 한다. 이것만 해결된다면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 글렌 허버드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경제학자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정책 의장을 지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물러나면서 벤 버냉키 현 의장과 함께 유력한 후임 후보로 손꼽히기도 했다. 재정 및 금융정책과 관련해 미국 의원들의 자문에 가장 많이 참여하는 교수 중 한 사람이다. 지난 2005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워런 버핏, 앨런 그린스펀 등과 함께 '세계 금융을 움직이는 30인'으로 선정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감세정책 주창자로 부시 행정부의 감세정책을 사실상 만들 정도로 미국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다. ▦1958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1983~1988년 노스웨스턴대 조교수 ▦1988년~현재 컬럼비아대 교수 ▦2004년~현재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 ▦주요 저서:'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 효과(1995)' '건강, 부, 그리고 지혜(2005)' '경제학 원리(2006)'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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