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내에 매출 1,000억원대에 올라서겠습니다." 구로구에 위치한 웹젠 본사에서 만난 김창근(사진·40) 웹젠 대표는 향후 목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웹젠의 과거는 화려했다. 지난 2001년 국내 최초 3차원(3D) 온라인 게임인 '뮤'가 대박을 친 후 2003년에는 코스닥에 이어 나스닥에도 등록을 마치며 국내 대표적 벤처기업으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신작들의 잇따른 부진으로 꾸준한 실적 하락세를 보이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물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웹젠이 올해 들어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7월 NHN게임즈에 합병된 후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2009년 15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66억원대의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 1월에는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인 '메틴2'의 개발사로 유명한 이미르엔터테인먼트를 합병했다. 이미르엔터테인먼트는 2009년 170억원의 매출과 6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회사로 웹젠의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웹젠은 특히 NHN게임즈와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합병을 통해 개발자들에게 조금 더 많은 기회가 생겼습니다. 중복 지출되던 비용이 최소화됐고 무엇보다 개발 인력이 늘어나 향후 게임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김 대표는 이번 합병으로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유명한 웹젠과 사업 모델을 잘 만드는데 특화된 NHN게임즈의 장점이 고루 섞일 것으로 본다. 웹젠의 신작 라인업도 다양하다. 우선 레드5 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대작 게임인 '파이어폴'을 조만간 서비스해 이용자 확대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이러한 기세를 몰아 내년에는 '뮤2'를 공개 서비스해 시장 장악력을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매년 1개 이상의 신작 게임을 내놓아 이용자들을 끌어들일 방침이다. 해외 사업 진출도 가속화할 계획이다. 웹젠은 현재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114억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끄는 이미르엔터테인먼트의 메틴2를 바탕으로 해외 매출과 국내 매출 비중을 50:50으로 맞출 계획이다. 실제 웹젠은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체 글로벌 포털을 통한 서비스에 나서고 있다. 2009년에 서비스를 시작한 웹젠의 글로벌 포털인 '웹젠넷'은 '아크로드' '뮤' '썬' 등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해외 중견 퍼블리셔에 준하는 사업성과를 내고 있다. "웹젠의 다양한 게임 라인업은 해외 진출시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동남아나 유럽의 경우 국내에 비해 인터넷 환경이나 PC 사양이 뒤처지는 경우가 많은데 장수 게임인 뮤나 썬과 같은 게임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원활한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창출이 최적화돼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 대지진으로 웹젠의 해외 매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전력 공급 제한과 지진으로 인한 피해 복구로 당분간 일본 내 게임 이용이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상황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본다. "현재 일본 지진 피해 등으로 대부분 게임 업체가 실적 악화를 우려하지만 일본의 지진 피해가 복구되고 나면 오히려 온라인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 봅니다. 실제 태국의 경우에도 대규모 시위 이후 온라인 게임 이용량이 급증해 국내 서비스업체가 이러한 수요를 따라잡지 못했을 정도입니다. 다만 최근의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익 악화가 우려되기는 합니다만 해외 시장의 성장세가 워낙 크기 때문에 충분히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최근 떠오르는 모바일 사업에 대한 계획도 김 대표의 머릿속에는 정리돼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가 필수적입니다. 우선 현재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기반으로 상황을 지켜볼 계획입니다." 이러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웹젠의 연구개발 인력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전체 530명의 직원 중 400여명이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으며 인력 확충 작업은 지금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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