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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투자보다 돈놀이 치중

유형자산비중 36% '사상 최저'-투자자산은 20.7% '사상 최고'<br>한은, 작년 5,149개 업체 경영분석 결과


설비투자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제조업의 유형자산 비중이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비해 주식 등 금융자산 투자는 크게 늘어나 투자자산 비중은 사상 최고, 현금보유 비중은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생산을 회피하고 손쉬운 돈놀이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19일 한국은행이 연간 매출액 25억원 이상인 5,149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ㆍ분석해 발표한 ‘2007년 기업 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3,210개)의 실물자산인 유형자산 증가율은 4.9%로 전년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유형자산 비중은 전년보다 2.7%포인트 하락한 35.9%를 기록, 지난 1960년 한은의 통계편제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그동안 40~50%에 머물던 유형자산 비중은 2006년 40.6%에서 2005년 39.7%, 2006년 38.6%로 떨어진 뒤 이제는 30%대 중반까지 곤두박질친 것이다. 특히 유형자산 증가율 중 토지ㆍ건물 증가율은 5.9%로 2006년에 비해 1.6%포인트 높아졌지만 기계설비 증가율은 전년도(7.1%) 대비 3.9%포인트 급락한 3.2%에 그쳐 뚜렷한 둔화 추세를 보였다. 유형자산 중에서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설비투자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더 열을 올렸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제조업의 주식과 직접투자 지분, 장기 대여금 등으로 구성되는 투자자산 증가율은 전년도 17.0%에서 30.8%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총자산 대비 투자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에 18.2%에서 20.7%로 높아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 자산의 비중은 9.7%에서 10.3%로 높아져 1973년(10.4%) 이후 3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모습은 제조업체들이 갈수록 국내외 산업의 경쟁이 격화되고 세계경제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대규모 비용이 드는 설비투자를 회피하는 대신 주식 등 손쉬운 금융자산 투자와 인수합병(M&A)에 나서는 경영행태가 확산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수익을 거두기 어렵고 산업이 포화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부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유형자산 증가율의 폭과 속도가 금융자산 증가율에 비해 지나치게 축소되는 것은 건전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기계설비 투자보다는 부동산 투자에, 나아가 금융자산 투자에 눈을 돌리면서 일자리 창출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 성장잠재력이 약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향후 경기에 대한 확신을 못해 수년간 돈을 쌓아놓고 투자를 안하면서 고용창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M&A 등 유가증권 투자에도 문제가 생기는 등 기업의 장기 성장잠재력 확보에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회피하고 현금자산을 쌓아감에 따라 제조업체의 부채비율은 2006년 98.9%에서 지난해 97.8%로 하락, 1965년(93.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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