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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기고] 구천서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조직위원장

올 한국대회 과제는 기능인 변화와 도약우리나라가 국제기능올림픽대회에 처음 출전한 것은 1967년 제16회 대회였다. 당시 한국은 여섯 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통해 중화학 공업과 전자공업에 대한 기능인력의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였다. 수세기에 걸쳐 내려 온 장인멸시의 관념을 불식시키고 기능 청소년들에게 근대화 작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절실한 시대적 요구였으며 국제기능올림픽의 취지는 이러한 조건과 부합되었다. 가입신청 당시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한국의 기능수준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변경 후진국이라 하여 터부시 하던 유럽 회원들이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국제조직위원회의 강력한 지지로 66년 가입이 결정되었고 이듬해 첫 출전하여 2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예상외의 개가를 올렸다. 한국인의 저력은 참으로 대단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메달 수를 늘려가더니 참가 10년 만인 77년 23회 대회에서 드디어 세계 정상에 올랐고, 그로부터 시작한 연승은 기능올림픽 사상 9연패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낳았던 것이다. 한 때 한국의 독주를 막기 위해 일부 종목을 폐ㆍ신설하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회원국간의 견제 속에서도 우리나라는 수년간 국제대회의 전직종을 석권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게 된 것은 한국이 처음 종합우승을 차지한 다음해인 1978년이었다. 당시 부산에서 열린 제24회 국제대회는 참가자들로부터 가장 인상적인 대회로 평가를 받았으며 기간 중 우리의 유구한 역사와 수려한 자연을 접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에 대한 대외인식 변화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대회로 기록됐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01년 9월. 21세기 첫 테이프를 끊는 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가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것이다. 23년 만에 대회를 맞는 우리의 감회는 새롭다. 처음엔 후진국으로, 가입 후엔 견제의 대상으로 전유럽 국가에 압력을 받았던 기능 대한민국이 이제는 당당히 국제조직위의 중심에서 추진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 역시 남다르다. 대회점검을 위해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했던 뒤셀도르프 국제기능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서울대회의 준비상황을 돌아보며 "완벽하다"고 만족을 표했으며 한국대회가 기능올림픽 50여년 역사의 질적 도약대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뜻을 전달했다. 그렇다. 이제는 도약이 필요하다. 디지털시대라고 불리는 정보통신 사회를 겨냥한 제2, 제3의 산업혁명은 우리 젊은 기능인들에게 또 다른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제조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발전해 온 기능분야를 신기술직종으로 확대하는 등 21세기를 여는 기능인의 변화와 도약이 바로 이번 2001년 한국대회에 부과된 중요 과제이자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목표는 이제 더 이상 금메달 획득에 있지 않고 세계 기능인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있다. 더불어 오늘날의 기능한국은 반만년의 역사와 빛나는 문화유산으로 이루어진 뿌리깊은 것임을 세계인들에게 인식시키는데도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되리라 확신한다. 35회 대회 역사상 12회의 종합우승을 이끌어 낸 우리민족의 우수성과 저력이 제36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를 통해 드러나게 될 것임을 의심치 않으며, 마지막으로 오늘도 정직하게 땀을 흘리며 묵묵히 대회를 준비해 준 우리 기능 청소년들에게 마음으로부터의 격려와 진심어린 애정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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