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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우량채 확보 열올린다

RBC 규제 강화 움직임에 만기 7년 이상 장기채·A등급 회사채 집중 매수<br>일부 사모채에도 눈독<br>수익률 극대화 안간힘


국내 보험사들이 금융 당국의 지급여력비율(RBC) 규제 강화 움직임에 우량 회사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채권금리 상승으로 평가손실이 불어난 상황에서 RBC 규제마저 강화될 것으로 보이자 우량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안전자산 위주의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다.

19일 NH농협증권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순자산에서 채권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8년 3월 40.1%에서 2012년 12월 47.1%까지 상승했다. 특히 만기 7년 이상의 장기물 투자가 급속도로 늘어났다. 보험사의 장기물 채권(만기가 7년 초과~10년 이하인 채권) 누적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2009년 20조원에서 2013년 7월 현재 59조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보유 채권 듀레이션(평균 상환 기간)도 같은 기간 3.9년에서 5.8년으로 상승했다. 보통 만기 7년 이상의 장기채는 신용등급이 A 이상인 기업이 발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사들의 우량 회사채 의존도가 늘어난 것이다.

보험사들이 우량 회사채에 왕성한 식욕을 보이는 배경으로는 RBC 규제 강화가 꼽힌다. RBC는 보험사들의 경영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순자산을 책임준비금(보험사가 청산할 때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금액)으로 나눈 것이다. 최근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평가손실 확대로 보험사들의 RBC 하락 우려가 고조되자 금융 당국은 권고 RBC를 150%에서 200%로 올렸으며 RBC를 산정할 때 자회사의 RBC까지 연결해 반영하도록 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비우량 회사채(BBB등급 이하)에 투자하기보다는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채 물량을 최대한 확보, 순자산을 늘려 RBC를 끌어올리는 게 최대 과제가 된 셈이다. 현재 국내 주요 보험사들의 RBC(2013년 6월 말 기준)는 현대해상(189.6%), LIG손보(165.7%)의 경우 당국의 권고 수준 아래에 있으며 한화생명(208.8%), 교보생명(238%) 등도 경계선상에 있다.

이경록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최근 수익률 극대화와 RBC 제고를 위해 우량등급의 회사채와 장기채 물량을 늘리고 있다"며 "국내 채권시장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내년 RBC가 평균 50%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보험사들의 장기ㆍ초우량 회사채 매수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회사채를 발행한 LG전자(AA), LG패션(AA-), KB금융지주(AAA)의 경우 보험사들이 대거 수요예측에 참여해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은 기관 수요예측 미달로 발생한 미매각 물량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보험사들이 순매수한 미매각 물량은 두산엔진(A0) 100억원, 우리에프앤아이(AA-) 550억원, 한화건설(A0) 100억원에 달한다. 모두 신용등급이 A등급 이상으로 높으면서 연 쿠폰 수익률이 3~5%에 이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일부 보험사들은 우량 사모사채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대하이스코(AA-)는 지난 12일 사모사채 500억원을 발행했는데 이중 절반이 넘는 물량을 보험사가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하이스코는 이달 말 1,0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도 발행할 예정인데 업계는 보험사들의 집중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 수준의 발행금리가 예상되는데다 현대차그룹 프리미엄이 더해져 안정성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9월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시행될 경우 국내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당분간 보험사들의 우량채 선호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사들은 RBC를 끌어올리기 위해 우량 회사채 확보는 물론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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