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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눈물의 사원연수
입력1999-06-13 00:00:00
수정
1999.06.13 00:00:00
鄭泰成(언론인)참가자들에게 「자서전」을 쓰게하는 사원연수도 있단다. 필히 발표하게도 한단다. 그런 사원연수를 여는 일본 기업이 최근 늘어나고 있단다. 연수 대상은 40~50대의 사원. 태어나서 지금까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걸어 갈 길을 각자 쓰게한다. 한나절의 충분한 시간도 준단다. 그러나 「자서전」을 쓰는 참가자들의 붓끝은 앞으로 나아가기 보다 멈추어 머뭇거리는 시간이 더 많단다. 특히「앞으로 걸어 갈 길」에 이르르면 붓끝은 멈추어 움직이지 않는다한다. 40~50대의 이 나이에 회사에 남아 더 할 수 있는 일이 또 어디 있을까. 싫지만 생각이 이에 미치면 붓 끝이 더 나갈리 없다. 「자서전」을 쓰게하는 노림이 실은 여기 있단다. 냉정하게 주변을 살펴 보라는 것이다. 회사에 남아있을 자신의 자리가 더 이상 없음을 스스로 깨닫게 하자는 것이란다. 제발로 걸어 나가 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발표하는 자리에서 끝내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한다.
평생고용은 종주국인 일본에서 조자 이렇게 청산단계에 와 있다. 회사는 더 이상 사원들이 평생을 기탁할 곳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평생고용은 뿌리 내리기도 전에 말라 죽었다.
평생고용은 비유하자면 성과의 후불제도라고 할수 있다. 젊은 시절의 성과를 그때 그때 보상해주는 것이 아니라 정년까지 나누어서 보상해주는 고용관행이다. 일종의 보험이라고 볼수도 있다. 이에 반해 연봉제에 따르는 고용계약 혹은 성과급은 성과에 대한 일종의 맞돈거래라고 할 수 있다. 거래할 성과가 없는 중고년층에겐 줄 돈도 받을 돈도 없다.
40~50대는 평생고용이라는 약속아닌 약속을 믿어온 세대이다. 젊은 시절 성과에 비하면 낮은 보수도 휴일을 위해 감수해온 세대이다. 그런 평생고용이 졸지에 청산되기에 이르렀으니 이들에겐 날벼락과 같은 사변이 아닐 수 없다. 꼬박 꼬박 보험금을 부어온 보험회사가 어느날 파산해버린 사태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런 회사를 매정하다고 탓할수도 없다. 사람을 줄이는 길 외에, 특히 월급이 많은 중고년층의 사람을 줄이는 길 외에 당장 기업이 살아남을 확실한 길은 달리 없기때문이다. 또 중고년층 줄이기는 일시적 현상인것도 아니다. 고용의 문화가 근본부터 바뀌고 있는 것이다. 성과와 보수의 맞돈거래가 주류가 된다.
월급장이의 무풍지대는 사라지고 그 자리엔 경쟁과 능력의 태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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