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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추상이미지를 입혔다
입력2003-11-09 00:00:00
수정
2003.11.09 00:00:00
박연우 기자
`사진인가 회화인가`
추상적인 이미지를 통해 사진이 순수한 미적 대상으로 보여지기를 처음 시도한 아론 시스킨드(1903~1991)의 사진은 언뜻 보면 현대 추상표현주의 작품같다. 소문자 a를 수묵으로 그린 작품이 있는가 하면, 굵은 선을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이 있는 것들이 마치 현대 추상미술이다. 이 같은 영향은 추상표현주의 화가들과 교류하면서 생긴 자연적인 모습으로 전해온다.
1942년 여름 매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크로스타 해변가에 흩어져 있는 해초, 그물, 새끼줄, 바위 등이 만들어 낸 형태에 매혹되어 시작된 그의 추상작업은 1944년부터 본격화됐다. 흔한 주변의 오브제에서 출발한 작가의 관심은 곧이어 거리의 낡은 벽, 찢어진 포스터, 낡아서 벗겨진 페인트칠 등 소멸되어 가는 일상의 흔적으로 옮겨갔고, 이러한 이미지들은 부분적으로 발췌되어 새로운 추상적인 이미지로 탈바꿈했다.
이것은 기록성에 중심을 두었던 당시의 사진 영역에 있어서 새로운 형식을 제시하는 계기가 됐다.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앞에 위치한 한미갤러리에서는 그의 탄생 100주년을 개념하는 전시회를 12월13일까지 갖는다. 이번 전시는 한미갤러리를 비롯, 미국 휘트니 미술관, 휴스톤 미술관, 클리브랜드 미술관, 크리에티브 사진 센터 등 미국 전역 11군데 미술관에서 올 한해동안 걸쳐 진행되는 기념전이 일환으로 열리는 것이다.
사진 형식면에서 추상 이미지를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사진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그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의 작품 29점이 전시되는 이번 전시는 국내서 접하기 힘든 다수의 빈티지(Vintage) 작품들과 한미갤러리 소장품들로 이뤄졌다. (02)418-1315
<박연우기자 yw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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