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겸(사진) 현대건설 사장이 인수합병(M&A) 문제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조직 다지기 행보에 나섰다. 연말에 실시되던 사업전략회의를 앞당겨 실시하는가 하면 잇따른 해외 지사ㆍ현장 점검 등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을 미래성장 동력 발굴에 모으도록 고삐를 죄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달 29일부터 본사 강당에서 국내와 해외 사업본부는 물론 현대엔지니어링 등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는 사업전략회의를 실시했다. 매년 연말에 열리던 회의를 한 달여나 앞당겨 실시한 것이다. 김 사장의 사업전략회의 일성은 "현대건설의 오는 2011년은 13개월"이라는 것.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내년 로드맵을 마련하고 연초부터 적극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사로는 처음으로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 100억달러를 넘는 110억달러를 달성한 직후여서 나름 '자축의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4일간 열린 전략회의는 강도 높은 일정의 연속이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후문이다. 심지어 해외사업전략회의의 경우 저녁식사까지 샌드위치로 대신하면서 14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로 치러지기도 했다. 연말을 앞두고도 김 사장의 해외 현장 및 지사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 지사ㆍ현장을 챙긴 데 이어 오는 21일에는 카타르 출장길에 올라 현지 주요 발주처 관계자들을 만나고 주요 공사현장을 직접 점검할 예정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김 사장의 이 같은 행보가 M&A 장기화 우려 등으로 자칫 뒤숭숭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M&A와 관계없이 회사의 성장을 위한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게 더 중요한 과제라는 것이다. 실제로 김 사장은 이달 초 열린 월례조회에서도 M&A 문제와 관련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그는 내년 사업목표로 ▦글로벌 사업역량강화 ▦기술 및 지원조직 재정비 ▦신성장 사업 강화 ▦젊고 스마트한 혁신적 조직으로의 발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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