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해외 영농사업 집중 육성<br>국내유일 태양광사업 전분야 진출… 獨등서 대규모 수주 기술력 인정<br>국내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이어 러 연해주 영농법인 지분인수도
 | 현대중공업이 기아자동차 슬로바키아 공장에 설치한 산업용 로봇들이 자동차 용접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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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해외 영농 사업 등을 미래성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 선박의 약 15%를 건조하고 있는 세계 1위 조선회사이자 엔진기계, 육해상 플랜트,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 6개 사업부를 갖춘 종합중공업 회사이지만 새로운 성장엔진을 장착하기 위해 공격적인 시장진출에 나서고 있다.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부문은 태양광 발전사업. 현대중공업은 지난 1997년 태양광 발전 사업성 연구를 시작으로 2004년에는 태양광 발전 사업 전담팀을 구성해 태양광 발전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마침내 지난 2005년 울산 선암에 20MW급 태양광 모듈 공장을 설립하면서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특히 사업 진출 1년 만인 2006년 국내 최초로 6,000만 달러 규모의 자체 브랜드 태양광 발전설비를 세계 최대 태양광 발전단지인 스페인에 수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한 관계자는 "당시 현대중공업의 수출금액은 국내업체가 해외에서 수주한 태양광 발전설비 중 사상 최대 규모였다"며 "국내 태양광 사업의 수출산업화 가능성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미래 성장 사업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수년 전부터 본격적인 태양광 발전설비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특히 기본 소재에서부터 최종 완성품까지 만들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방향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이 회사는 2007년 울산의 기존 모듈 공장을 충북 음성군 소이공업단지 내 2만평 부지로 이전 확장했으며, 2008년에는 총 340억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 소이공업단지 1만8,360m² 부지에 태양광 공장을 설립했다. 올해 10월부터는 모듈 생산규모를 연간 200MW로 확대할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제2공장을 설립해 태양전지 생산 규모를 연간 330M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제2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0년에는 음성공장에서만 약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 들어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분야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KCC와 합작법인(KAM)을 설립하고 오는 2010년 연간 2,5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키로 한 것.
또한 2010년까지 100MW 규모의 잉곳과 웨이퍼도 생산키로 했다. 폴리실리콘과 더불어 잉곳ㆍ웨이퍼 생산체제까지 갖추게 되면 현대중공업은 소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ㆍ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발전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사업 전 분야에 진출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 된다.
회사측은 "지난해 이탈리아와 세계 1위 시장인 독일에서 태양광 모듈을 대규모로 수주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며 "지난 6월초에는 국내 최초로 미국안전규격(UL)을 획득해 미국 등 북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의 또 다른 성장엔진은 풍력발전. 이 회사는 지난 2월 전라북도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올 8월말 군산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약 4만평) 부지에 총 1,057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 공장에서 1.65MW급 풍력발전기를 연간600MW(주택 20만 가구 사용분) 규모로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한 제품은 주로 미국과 중국, 유럽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회사측은 오는 2013년까지는 생산규모를 연간 800MW 규모로 확대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풍력발전기 공장이 완공되면 약 5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으로 전망돼 1만 여명의 신규 고용 창출이 예상되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함께 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신성장동력의 하나로 녹색산업인 농업분야에 진출했다. 지난 4월 러시아 연해주 소재 하롤 제르노(Khorol Zerno) 영농법인의 지분 67.6%를 인수한 것. 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농장은 약 1만ha(약 3,000만평) 규모로 여의도 넓이의 33배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이 농장에서 전체 농지의 3분의1만 경작하는 친환경 윤작농법을 채택하고, 2014년에는 연간 총 6만톤의 옥수수와 콩을 생산할 예정이다. 생산된 농산물은 대부분 국내에 공급해 축산사료 수급 불안정 및 급격한 가격변동 해소에도 도움을 줄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이 농장에 상주 임원과 직원을 파견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오는 2012년까지 4만ha의 농지를 추가 확보해 영농규모를 5만ha(1억5,000만평)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신규시장 진출을 통해 조선업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중공업 회사의 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과정"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가 끝난 후에는 경기에 민감한 조선부문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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