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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리포트] 한국금융기관 해외평가 아직 '싸늘'

한국 증시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몰려오고 있다. 조만간 신규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조만간 지난 한햇동안의 유입규모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만 놓고보면 한국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에 들어선 것같다. 하지만 막상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눈길은 여전히 싸늘하다. 뉴욕의 한국계 은행들은 아직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사태이후 크레딧라인을 끊어버린 은행들이 이를 재개할 움직임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티, 체이스맨해튼, JP 모건 등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형 은행들은 아직까지 한국계 은행을 쳐다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기껏 아랍계, 대만계 은행들과 미국의 지방은행들이 조금씩 돈을 빌려줄 뿐이다. 그나마 6개월정도의 단기대출이다. 지난달 한빛은행의 후순위채 발행과정은 한국의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빛은행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4.48~5.40%를 더해준 금리로 8억5,000만달러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리보가 6%를 넘는 상황이니까 한빛은행 후순위채 발행금리는 10.5~11.5%수준인 셈이다. 현재 채권시장에서 10%를 넘는 수익률은 「정크 본드」에서나 가능하다. 어찌보면 한빛은행의 투자등급이 「투자부적격」이므로 한빛은행 채권은 정크 본드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한빛은행이 아무리 투자부적격 등급이라고 하더라도 한빛은행 후순위채의 위험부담은 그다지 크지 않다는게 한국을 아는 사람들의 냉정한 시각이다. 후순위채라는게 파산할 때 변제순위가 늦을뿐 파산하지 않는다는 보장만 있으면 아무런 위험이 없는 것이다. 또 다른 곳에 합병되더라도 후순위채 채권자에게는 아무런 손해가 없다. 그렇다면 한빛은행이 파산하지 않는 한 한빛은행 후순위채에 투자한다고 해서 문제가 생길 일은 거의 없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더구나 한빛은행의 파산가능성은 국내 시각으로 보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탄생한 국책프로젝트의 산물, 한빛은행이 망할 수는 없다는 것을 웬만한 외국은행 관계자들도 다 알고 있다. 그런데도 외국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한빛은행 후순위채 매입을 기피했다. 한빛은행이 계획대로 8억5,000만달러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투자자들의 면면을 놓고보면 이름을 알만한 곳은 거의 없다. 지방은행, 소형펀드 등에서 인수한 것이다. 10%이상의 고수익이 장기간 보장되고 파산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데도 이의 매입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게 말하면 이름있는 대형 금융기관들의 경우 한빛은행 후순위채를 사면 보유 자산의 질(質)이 떨어져 평판에 문제가 생긴다는 판단때문이라는 것이다. 웬만한 금융기관이나 대형 펀드들의 보유자산이 공개되는 상황에서 투자부적격 등급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그 금융기관이나 펀드의 평가등급이 함께 떨어진다는 얘기다. 우리끼리 아무리 IMF이전으로 회복되었다고 주장하더라도 한빛은행의 사례는 우리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투자적격등급을 하루빨리 회복하지 않는 한 아무리 위험부담이 적다고 우겨도 소용없다. 한국말고도 투자할 곳은 많기 때문이다. 조만간 해외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인 조흥은행 등도 똑같은 대접을 면하기 어렵다. 투자부적격인 한국 금융기관에 대한 가산금리를 칭하는 「김치 스프레드」를 벗어날려면 억울하더라도 투자등급을 공인받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외국인 주식투자열기에 눈이 멀어 자칫 우리의 현실을 잊어버릴까 걱정된다. 뉴욕=이세정특파원BOB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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