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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현대자 회장/평범하고 겸손하나(차세대 경영자)

◎일앞에선 공격적/‘너무 어리다’ 우려 씻고/2년만에 성공적 착근/‘젊음’ 무기 앞세워/40년앞 내다보는 경영/지금은 21C 비상위해/밑그림 다시 그린다『국내 최대의 자동차업체 회장으로는 너무 젊은게 아니냐. 제풀에 지치고 말 것이다.』 지난 96년 1월 정몽규 현대자동차회장이 34세의 나이에 정세영회장의 뒤를 이어 10조원에 육박하는 거함 현대호의 사령관에 오르자 세간에서는 이런 우려가 나왔다. 88년 대리로 입사, 7년만에 이뤄진 고속승진이었고, 특히 「오너」지만 「직계」가 아닌 독특한 그룹내 위상으로 이런 시각은 더욱 증폭됐다. 당시 정회장도 『걱정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임 2주년을 앞둔 지금 정회장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고 차세대경영자로 착근했다는 평가다. 동안에 다소 어눌한 말투와 달리 그는 만능 스포츠맨에 걸맞게 공격적이며, 활달하며, 할 말은 한다. 지난 5월 삼성보고서 파문때 자동차공업협회장으로서 삼성과 정면대결을 선언했다. 그는 절제의 경영자다. 요즘 재벌 2∼3세들의 스캔들이 줄줄이 터지는 가운데 서도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하고 있다. 겉모습과 달리 1백73㎝의 키로 호리호리하고 스키, 수상스키, 승마, 테니스 등은 프로 버금가는 실력이다. 최근에는 산악자전거(MTB)의 매력에 빠져있다. 조금이라도 앉아 있지 못하고 움직여야 하는 독특한 버릇과 좌우명인 「최선을 다하자」도 스포츠에서 나온 것이라고 한다. 얼마전에는 운동을 하고 현장을 방문하는게 불편하다며 눈수술을 해 안경도 벗어 던졌다. 주량은 정명예회장을 그대로 닮아 맥주 1잔 정도도 힘겹다. 『마실수록 괴롭다』고 말한다. 한때 즐기던 담배도 끊었다. 고교시절 친구와 함께 방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다가 부친으로 부터 『너희가 무슨 박사냐』고 호되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을 정도로 「평범한」학교생활을 한 뒤 영국 옥스포드대학원을 마쳤다. 전대한화재보험사장인 김성두씨의 자녀인 김나영씨 사이에 2남을 둔 아버지다. 그는 「옥스포드 신사」라는 별명처럼 겸손하다. 그러나 경영현장에서는 결코 편한 상대가 아니라는 평이다. 현대는 최근 14개 본부를 7개로 줄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부친과 함께 현대를 일궈온 기라성 같은 주역들을 통해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하고 회장 본연의 업무를 찾아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결코 급하게 추진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단 결정되면 과감하게 밀어부친다. 당분간 자동차를 술렁이게 만들 조직개편도 『불황일때 조직을 수술하지 않으면 실기하고 만다』는 판단에서 나왔다. 인재육성과 비전달성은 조급하지 않고, 무리하지도 않는다. 『자동차산업의 위기론을 현대의 비약적인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 나이가 어린게 단점은 아니다. 나는 빌게이츠를 존경한다. 젊은 경영자는 노경영자와 달리 적어도 40년 앞을 보고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오는 12월 29일 창사 30주년을 맞는 현대자동차의 최고경영자가 갖고 있는 야심이다. 현대는 오는 2000년에는 2백40만대 생산, 매출 20조, 세계 10위업체로 도약한다는 장기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정회장은 요즘 이같은 밑그림을 칠할 현대의 21세기 색깔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그 고심이 깊어 질수록 21세기 차세대 재계 리더로서 그의 역할과 위상은 더 높아질 것이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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