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사고와 사장 경질 등 연이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엔지니어링 주가가 급등세를 타고 있다.
증권시장에서는 사고와 사장 교체 등의 이슈보다는 최근 증권가에 돌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 인수설이 주가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전날 보다 4.20% 오른 8만4,400원에 마감됐다.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 기간 약 12% 가량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4분기 8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한데 이어 물탱크 사고로 인명피해까지 겹치는 등 악재가 줄을 이었다. 전날에는 박기성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경질되고 박중흠 부사장이 신규 사장으로 내정됐다. 이 같은 악재와 여러 사건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주가는 연일 강세다.
증권가에서는 시장 일각에서 돌고 있는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인수설이 매수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는 5일 정오까지 지분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상태다.
전일 발표된 사장 교체에 대에서도 시장은 둔감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새로 부임하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전임 CEO 재임기간 동안에 누적된 손실을 회계장부상에서 최대한으로 털어버리는 이른바 '빅백스(big bath)' 효과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경영진단을 통해 손실 반영이 이뤄졌기 때문에 경영진 변경에 따른 빅배스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만약 빅배스가 있더라도 실적 기대가 낮은 현 시점에서는 오히려 턴어라운드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9월경 가장 큰 손익 불안요인인 다우케미칼 플랜트가 무사히 완공되고, 신시장에서 의미 있는 진출 신호가 나타날 때 적극적으로 매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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