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정상회담 합의 소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남북정상회담 성사 소식을 접한 뒤의 소회를 피력했다.金대통령은 『분단 55년 만에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져 민족의 화해와 협력 문제를 논의하게 됐다』며 『남북한이 오랜 적대관계 속에서 그동안의 불신과 상극의 과정을 생각하면 참으로 이변이고 민족적 경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金대통령은 『나름대로 통일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본 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감개가 무량하다』며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뜨거운 눈물을 금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30여년을 일관된 통일 노선을 견지해온 金대통령이 자신이 그려온 통일의 밑그림이 실현되고 있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꼈을 감정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또 이번 정상회담 합의의 공을 「신라 통일 이래 1300년간 통일민족을 이루고 살아왔던 우리 조상의 음덕」, 「우리 정부의 일관된 햇볕정책에 대한 북한의 이해」, 「국민 절대다수의 흔들림없는 햇볕정책 지원」, 「미·일·중·러 등 세계각국의 한결같은 지지」 덕분으로 돌리면서 『마음으로 부터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金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민족 문제를 우리끼리 자주적으로 논의하고 합의한 것』이라고 평가해 지난 94년 미국측의 중재로 성사 직전까지 갔던 남북 정상회담보다 이번 회담 성사가 더 의미 있음을 강조했다.

金대통령은 『이제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이루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나는 취임 후 2년 동안 햇볕정책을 주장하고 추진하면서 일관성과 인내심 그리고 성의를 갖고 임했다』고 피력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은 민족적 대과업』이라고 전제하고 『당리당략이이나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떠나 남북이 평화를 실현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초당적이고 범국민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인선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4/11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