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33으로 굳힐 때까지만 해도 검토실의 중론은 흑의 우세였다. 그런데 흑35의 협공이 부적절해서 장쉬가 희망을 갖게 된다. 흑35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멀찍이서 협공하는 것이 현명했다. 백은 2로 두는 정도인데 그때 흑3으로 벌리면 바둑은 흑의 페이스였다. "그런 진행이 되었더라면 백은 적절한 착점을 찾을 수가 없어서 고민에 빠졌을 겁니다."(장쉬) 실전은 백38이 너무도 쉽고도 빛나는 한 수가 되었다. 벌림과 협공을 맞보기로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흑45의 보강은 절대. 이 수를 게을리하면 참고도2의 백1이 통렬한 공격수가 된다. 흑2면 백3 이하 5로 흑대마가 허겁지겁 도망치기에 바쁠 것이다. 흑45가 놓였다고 해서 흑진의 약점을 전부 해소된 것도 아니다. 당장 수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중원의 형편 여하에 따라서는 결정적인 수가 날 수도 있는 형태이다. 현지의 검토실에서는 제한시간을 주제로 고단자들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장쉬가 서반에 무척 빨리 두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 "그것은 스승인 린하이펑의 권고를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린하이펑 자신도 오래 전부터 국제기전의 3시간 추세에 적응하려고 애써 왔어요. 장쉬에게도 3시간 제한에 따라가라고 했다더군요." 요코다는 장고파로 알려진 기사였다. 문제의 수로 지목된 흑35에도 그는 25분의 시간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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