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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당관세, 물가는 못잡고 세수만 축내"

물가안정 위해 적용 대폭 늘려 상반기 세수 1조2000억줄어<br>수입품목들 가격은 계속 올라 되레 물가 상승 주범 꼽히기도


정부가 올해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수입품목의 관세율을 대폭 깎아주면서 올해 말까지 수조원대 세수공백이 예고되고 있다. 반면 주요 수입품목의 가격은 파격적인 관세 할인에도 불구하고 연일 치솟고 있어 자칫 소비자물가는 잡지 못하고 세수만 축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올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관세율을 낮춘 수입품목이 대폭 늘어나면서 상반기에만 약 1조2,000억원의 세수 감소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에도 할당관세 품목이 더 늘어나게 돼 연말까지 세수 감소가 수조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할당관세란 수입물품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해 기본세율에서 최대 40%까지 깎아주는 제도다. 정부가 올해 물가 안정을 위해 할당관세 품목을 급격히 늘린 탓에 지난 1월 초 67개이던 할당관세 품목은 현재 111개에 이르렀으며 조만간 113개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 밖에도 치솟는 주유소 휘발유 가격 등을 낮추기 위해 유류세에 대해 할당관세의 일종인 탄력세율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인하로만 수조원대 세수 감소가 초래되는 것은 아마 올해가 처음일 것"이라며 "반면 물가 안정효과는 크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돼지고기ㆍ설탕ㆍ밀가루처럼 할당관세 덕분에 제로(0) 세율로 수입되고 있는 품목들은 되레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돼지고기의 경우 올해 상반기 중 소비자물가지수가 34.9%(1월 127.4→6월171.8)나 뛰었고 설탕도 같은 기간 15.7%(1월 162.5→6월 188.0)의 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밀가루의 물가상승률도 6.8%(141.0→150.6)에 이르렀다. 물론 이 같은 노력마저 없었다면 물가가 더 치솟았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내산 냉장삼겹살의 경우 올 1월 A대형 마트에서 100g당 2,580원(정상가 기준)에 판매되던 것이 5월 2,780원까지 뛰었다가 6월부터는 2,280원선에 팔리고 있다. 이는 농수산물유통공사가 무관세로 수입된 유럽산 삼겹살을 대량으로 시중에 공급한 데 따른 파급효과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하지만 앞으로 할당관세가 확대 적용될 경우 정부 재정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 면밀한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 관세법은 할당관세 적용 요건을 수입물품 가격 급등, 원활한 물자수급 등과 같이 애매하게 규정하고 있어 할당관세 품목이 주먹구구식으로 지정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할당관세 품목을 적용하기 이전에 그 효과나 부작용을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적용 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법제화하는 방안도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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