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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경제초점] 국내경제

회사채수익률이 한자리수에 진입하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시장금리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는 금리를 낮추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우선 정부는 환매조건부채권(RP) 금리를 7% 수준으로 1%포인트나 전격적으로 인하했다. 금융당국이 RP금리를 한꺼번에 이렇게 큰 폭으로 내린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RP금리가 떨어지자 즉각적으로 콜금리 등 단기금리가 하락했고 이어서 금융권 자금이 회사채시장으로 몰리면서 회사채수익률까지 급락세에 가세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추석이후 시중자금을 무리하게 환수하지 않고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금리하락 속도를 더욱 빠르게 했다. 또 정부가 그 동안의 선(先)구조조정, 후(後)경기부양 정책을 수정, 적극적인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 및 재정확대정책으로 전환한데 대해 금융시장내에 긍정적인 기대심리가 형성되었다. 5대그룹의 회사채와 CP(기업어음)발행을 제한하려는 것도 우량 회사채에 대한 선취매를 불러일으켜 금리하락폭을 깊게 했다. 대외환경의 변화도 국내금리 하락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엔화가 강세기조로 전환되면서 그동안 금리가 하락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던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았고, 미국이 연방기금금리를 인하한데 이어 전세계적으로 연쇄적인 금리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금리의 하락은 판매부진과 금융비용 부담으로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되어 있는 기업들에 상당한 원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6월말 현재 기업들이 안고 있는 금융부채 총규모는 796조원에 이르고 금융자산을 제외한 순금융부채만도 421조원에 달한다. 금리가 1%포인트만 내려도 기업들은 4조원이 넘는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상황을 들여다보면 시장금리 하락이 기업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자금사정을 호전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도 시장금리 하락이 기업들에 대한 대출금리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데 일차적인 문제가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3%포인트이상이나 떨어졌지만 대출금리는 1%포인트정도 하락하는데 그치고 있다. 시장금리 하락에 상응해 대출금리가 더 떨어지기 위해서는 금리하락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금리하락이 신용경색 해소에 별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권내의 단기운용금리를 낮추고 5대그룹의 채권발행을 제한하면 시중자금이 기업부문으로 흘러들어가 신용경색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리가 하락하면서 기관들의 자금운용범위가 다소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실익을 얻는 기업은 여전히 극소수에 불과한 실정이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신용위험(Credit Risk)이 줄어들지 않는 한 신용경색과 자금시장 양극화현상은 근본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 셋째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경제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현재의 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한나라 경제의 적정금리는 경상경제성장률 수준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제로 과거 10여년간의 금리수준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시기에 시장금리는 경상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지난 해 하반기 외환위기가 발생한 이후부터는 시장금리가 경상경제성장율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97년에 시장금리가 경상경제성장율을 5.4% 상회한데 이어 금년 상반기중에는 15.9%나 상회해 양자간의 괴리가 더욱 확대되었다. 금년 하반기에도 시장금리는 경상경제성장율을 10%이상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정금리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한자리 수로 떨어진 금리가 기업들에게는 여전히 고금리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시장금리가 경상경제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현상은 IMF체제에 들어선 최근말고도 92~93년에도 심각하게 발생한 적이 있는데 두 시기의 공통점은 극도의 경기침체로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도산위험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시장금리가 적정금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리가 낮아지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성장률 회복과 금리의 위험프리미엄 축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시장금리가 조속히 적정금리 수준으로 회귀해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금리를 낮추기 위한 노력과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權純旴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금리동향 지난주 시장금리는 그동안의 하락추세를 멈추고 조정국면을 보였다. 금리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한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데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7%선에서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하방경직성을 보였다. 오히려 주중반이후 회사채수익률을 중심으로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아자동차가 현대로 낙찰된 것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현대가 기아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회사채발행을 크게 확대하는 등 회사채발행 예정물량이 상당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사채수익률은 상승했다. 그러나 반등폭은 극히 제한적이었고 콜금리 등 여타 금리는 별 영향을 받지 않고 보합세를 유지했다. 향후 시장금리는 당분간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단기금리 격차가 이미 상당부분 좁혀져 있어 추가적인 금리하락 여지가 별로 없는데다 내달초 발행되는 5조원규모의 대규모 회사채 물량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감 등은 오히려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엔·달러환율이 하락세를 멈추고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반전된 것도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이 통화관리를 신축적으로 운용하고 있는데다 공개시장조작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에서 금리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분간 시장금리는 회사채수익률 9.5% 수준을 중심으로 소폭의 등락을 반복하는 조정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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