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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家臣' 김윤규, 이대로 물러나나

현대그룹의 `마지막 가신' 김윤규(金潤圭. 61)현대아산 부회장이 19일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사실상 은퇴수순에 들어갔다. 부회장직은 유지하지만 지금까지 현대그룹의 관례에서 보면 부회장직은 실권이없어 6개월-1년 정도 머물다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김 부회장은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두터운 신임 아래 그동안`왕자의 난'과 `숙부의 난' 등 갖은 역경에도 살아남았지만 대북사업 추진과정에서의 개인 비리가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번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지만 전문경영인의 한계상 그의 재기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 김 부회장, 그룹 결정 따르나 =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직 박탈이라는 그룹의결정을 받아들일 지가 관심인데 지금까지의 상황으로만 봐서는 반발 움직임은 전혀찾아볼 수 없다. 지난 8일 개인비리 문제가 불거졌지만 그는 외부와의 연락을 끊은 채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최용묵 그룹 구조조정본부 사장은 이날 이사회를 마친 뒤 "김 부회장이 이사회의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여 남북경협사업이 잘 진행되도록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고전했다. 김 부회장이 그룹에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점도 그가 깨끗이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최 사장은 "그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그룹측이 지금까지의 공로를 인정해 부회장직은 유지하며 측면지원해 달라고 요청했고 김 부회장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고말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그의 무대응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순순히 따르는 것을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물러나는 사람치고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면서 "다만 전문경영인의 한계로 대응할 카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김 부회장이 당장 그룹의 결정을 거스르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지난 뒤자신의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현 회장과의 사이에 쌓여있는 앙금을 털어내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점쳐진다. ◇ 김윤규 부회장은 누구? = 김윤규 부회장은 `통일 윙크'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그동안 대북사업의 대명사로 통했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현대건설에 입사한 김 부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의중을꿰뚫고 추진력도 남달라 이사 시절인 1980년대 중반부터 명예회장의 총애를 받았다. 상무 시절이던 1989년 정 명예회장이 최초로 방북해 금강산관광 의정서를 맺을당시에 명예회장을 수행했던 김 부회장은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1998년1월 현대아산의 전신인 현대 남북경협사업단 단장을 맡으며 대북사업의 실질적인 주도자가 됐다. 같은 해 10월 현대건설 사장 자리에 오른 그는 1999년 2월 공식 출범한 현대아산의 대표이사 사장을 겸임하고 2000년에는 정주영 명예회장이나 정몽헌 회장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자리에 모두(3차례) 동석하며 영향력을 키워갔다. 김재수 당시 그룹구조조정위원회 위원장과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함께 2000년 터진 `왕자의 난'을 일으킨 `가신 3인방'으로 지목됐던 그는 2001년 5월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책임을 지고 사장직에서 물러나 날개를 접는 듯 했다. 하지만 `왕자의 난' 이후 현대그룹이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대북사업의 수장으로서 그의 입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의 영향력이 더욱 탄탄해진 것은 역설적이게도 그의 주군인 정몽헌 회장이 충격적인 자살로 생을 마감하면서였다. 정몽헌 회장은 김윤규 부회장에게 남긴 유서에서 "명예회장님께는 당신이 누구보다 진실한 자식이었습니다. 명예회장님께서 원했던 대로 모든 대북 사업을 강력히추진하기 바랍니다"라고 그에게 대북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당부했기 때문이다. 정몽헌 회장 사후 찾아온 KCC와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그는 살아남았다. KCC가 가신들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지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김윤규 당시 사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의 사표를 받으며 `물갈이' 의지를 표명했다. 하지만 김재수 본부장과 강명구 당시 현대택배 회장은 내쳐진 반면 김 부회장은전문성을 인정받아 재신임됐다. 당시까지 살아남은 마지막 `가신'인 셈이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당시 김윤규 부회장의 입장이 모호하며 현 회장과 갈등관계에 있다는 소문이 그룹 안팎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김 부회장의 입지가 흔들린 것은 지난 3월 단행된 인사에서 당시 고문으로 있던윤만준씨가 현대아산 사장으로 임명되면서부터다. 그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윤 사장과 공동대표 이사를 맡았지만 그룹 사장단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고 현대아산의 임원회의도 주재하지 않는 등 힘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에 현 회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면담을 성사시키며 다시 그의 역할이주목받는듯 했지만 예기치 못한 개인 비리로 타격을 입게 됐다. (서울=?爛봄? 이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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