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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조흥은행 매각 재확인
입력2003-06-16 00:00:00
수정
2003.06.16 00:00:00
임석훈 기자
정부가 경제부총리의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조흥은행 매각을 재확인한 것은 크게 세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부의 노동정책을 확실히 밝히고 국내외투자가들에게 정부의 개혁의지를 재확인하며 경제리더십을 찾겠다는 것이다. 경제 부총리가 `긴급` 기자회견을 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외환위기나 금융실명제 실시 때 부총리가 긴급기자회견을 했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된 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큰 지를 가늠할 수 있다.
◇정책 중심 잡는다. 부당요구 수용 못해=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경제정책이 중심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준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조흥은행 매각과 관련해서 그동안 정부내 서로 다른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이로 인해 작업 자체가 차질을 빚어온 게 사실이다. 정부보유 조흥은행 지분을 일괄매각한다는 원칙은 물론 10~20%를 쪼개파는 방안, 독자생존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제3자 평가의뢰, 독자생존설 등 다양하게 나온 조흥은행 처리방안이 이날 회견으로 확실해졌다. 김진표 부총리는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조흥은행 매각에 대해 완전한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경제리더십이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 하투(夏鬪) 움직임에 경고 메시지=이날 회견은 또 조흥은행 노조에 대한 경고를 넘어 본격적인 노동계의 하투(夏鬪) 움직임에 대한 강력대응 메시지를 담고 있다. 철도노조 및 지하철 노조(24일), 조흥은행 노조(25일)에 이어 7월초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등 각 사업장에서 파업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의지를 천명했다고 할 수 있다. 노동계 파업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보였던 정부의 태도가 강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혁가속, 대외신인도 제고도 의식=조흥은행을 원칙대로 매각한다는 점은 대외용이기도 하다. 외국인투자자들에게 한국이 개혁작업을 지속할 의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자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 접촉한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결같이 한국 정부의 개혁의지를 확인하기 원했고 조흥은행 매각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며 “신용평가사들의 관심은 국제적 투자자본의 견해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김 부총리의 이날 기자회견은 외국인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특히 미국경제 회복조짐과 추경예산 편성 등으로 경기가 나아지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신뢰를 유지할 경우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돼 경제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흥은행 매각이 지연되거나 흔들릴 때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도 이날 긴급회견의 배경이다. 외국인들이 한국경제에 대해 가장 우려하는 노사관계를 정면돌파해 대내외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냐는 점. 원칙은 정했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인 난제가 시작되는 셈이다.
<권홍우,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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