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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초대석] 윤경빈 광복회장

"일본이 그럴수록 역사교육 강화해야" "일본이 우경화로 치달을수록 우리나라는 국민들에 대한 근ㆍ현대사 교육을 보다 성실히 해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고 지켜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교과서 왜곡과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 등 일본의 '우향 우'가 급류를 타는 가운데 윤경빈(82) 광복회 회장은 광복 56돌의 의미를 이같이 짚었다. 지난 99년 취임, 광복회를 이끌고 있는 윤 회장은 일본 우경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재 진행중인 '친일 반민족행위자 600명 명단'을 조속히 완성, 사초로 남김으로써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일본이 주변국들의 반발에도 불구, 왜곡된 역사교과서를 채택하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정치문제화 하는 등 일본의 우경화가 심상치 않습니다. >>관련기사 뒤가없고 책임감 남달리 강해 광복군으로 일제와 싸우셨고 또 지금 광복회 회장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어떤 생각이 듭니까. ▲사실 이 문제는 비단 어제 오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본이 국수ㆍ군국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천황제를 유지하는 한 언제든지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 봐요. 교과서 왜곡문제와 평화헌법 수정, 재무장 등 '신군국주의'의 대두에 대해 일본내 일부 지식인들은 우려하고 있지만 대다수 일본 국민들은 이 같은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더 큽니다. -이에 대한 우리 정부나 국민들의 대처는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일본은 교과서에서 '침략'을 '진출'로 한일합방은 '원해서'등으로 왜곡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고교에서 근ㆍ현대사 부분을 선택으로 전환하거나 공무원 시험에서 역사과목을 외면하는 실정입니다. 얼마전 독립기념관에서 만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임시정부와 독립운동에 대해서 물었더니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교과서왜곡에 반대하는 시위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올바르고 강한 역사의식이 더욱 필요할 것입니다. -광복회 회원은 얼마나 됩니까. 그리고 독립유공자에 대한 처우는 어느 정도입니까. ▲현재 광복회 회원은 약 4,000여명 되지만 국가로부터 연금을 받는 보훈대상자는 절반 정도입니다. 특히 1세대는 올해 100세인 이강훈 선생을 비롯 360여명 남짓입니다. 옛말에 '독립운동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이 있듯이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보면 절반가량은 극빈층입니다. 이들에게 재기할 수 있는 기회의 발판이 지금껏 주어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내부적으로 회원들조차 거론하기를 꺼립니다. 지친것이죠. 하지만 특히 독립유공 1세대의 경우는 다릅니다.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환이나 각종 병으로 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데 보훈병원의 시설이 너무 낙후돼 있습니다. 좁은방에서 4~5명이 기거하고 있는 실정이죠. 지난 5월 32억원을 들여 영안실과 병실개조에 나섰습니다. 기대가 큽니다. -윤 회장은 일제시대 광복군과 임시정부등에서 활동을 하셨는데 독립운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명치대학 법학부 3학년에 다니다가 학병으로 징집당했습니다. 하지만 60년대 민족일보 발행인이었던 장준하씨 등과 뜻이 맞아 탈출을 감행, 6,000리를 걸어 중경 임시정부를 찾았지요. 평양고보 시절에도 학우들끼리 몰래 애국가를 배우고 만주 독립군의 영웅담을 얘기하곤 했습니다. 특히 장롱밑에 몰래 태극기를 숨겨놓고 설명해주실 만큼 민족정신이 투철했던 아버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지난 99년 취임이후 친일 반민족행위자 600명의 명단을 작성하는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작업을 시작한 것은 첫번째로 역사적 단죄가 필요해서 입니다. 우리나라가 많은 희생을 치르고 독립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민족을 밀고하거나 정신대나 징용에 앞장섰던 매국세력에 대한 처벌이 반세기가 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금이라도 이들에 대한 민족ㆍ역사적 단죄가 있어야 합니다. 두번째는 통일을 대비, 남북한 사이에 역사의식의 공통고리를 찾자는 것입니다. 사실 북한은 해방이후 친일 매국세력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죄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정이 다르잖습니까. 이 처럼 같은 경험에도 서로 다른 결과를 낳은 것에서 오는 역사적 이질감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것이죠. 하지만 시간이 너무도 많이 흘러 버렸습니다. 물리적 단죄를 위해선 법률을 소급적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다 정작 본인이 사망한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당시 대부분의 반민족행위자들이 경찰이나 검찰청 하급직원이었는데 해방이후 이들이 그대로 그자리에 남아 있으면서 자신들의 친일행적을 없애버렸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매국행위를 나타내는 문서를 찾아내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400명가량은 자료를 확보했으며 나머지 200명은 수집중에 있습니다. 작업이 끝나고 광복회에서 명단을 발표하면 당사자들이 명예훼손 등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국회에 제출, 공개할 계획입니다. -국립 현충원에 만주 독립군 위령탑 건립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위령탑의 의의는 무엇입니까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과거 만주에서 힘들게 무장투쟁을 벌였던 많은 영령들을 한데 모아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 우리의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재 5억원의 예산을 국가보훈처로부터 배정받아 국방부와 협의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중국 길림성 화룡현 청산리에 지난해 3월부터 추진했던 '청산리 항일대첩 기념비'공사는 현재 80%정도 진척돼 이달 말 준공식을 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중국정부와의 마찰로 어려움도 많았지만 역사의 현장을 기념할 수 있게 됐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6ㆍ15공동선언이후 남북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 사회 각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복회 차원에서 생각하고 있는 교류사업은 무엇이 있습니까. ▲사실 북한의 경우 김일성 주석이외에는 상당히 배타적입니다. 따라서 광복회차원에서 교류를 하기에는 힘든 점이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애국지사릉'에 김규식 선생등 임시정부 관련 인사 7명이 안치돼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유족들이 성묘를 할 수 있도록 이미 남한 정부의 대북접촉승인은 받았고 현재 북측의 승인요청만 남겨놓은 상태입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대담=이종환 사회부장 정리=한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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