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테러 대참사/특별기고] 국내경제 5중고 우려

사상 유례 없는 미 테러 대참사로 인해 국내외 경제에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세계 정치경제의 중심지가 일대 타격을 입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국내외 금융 시장에 엄청난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그러나 더욱 우려되는 사실은 최근 국제 정세 및 해외 경제 상황과 맞물려 세계 시장과 국내 경제에 장기적으로 심각한 침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2차 세계대전 종료 이후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비상 사태에 대처하는 미국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 그리고 국제 사회의 현명한 판단과 협조 능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지적인 무력 분쟁의 가능성이다. 테러를 자행한 집단에 대한 응징 과정에서 무력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선진국 시장의 동반 침체가 장기화되는 마당에 세계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그리고 분쟁 지역이 중동 지역이 되는 경우 유가 급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다. 군수 산업이나 정유업과 같은 일부 부문을 제외하고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국내 경제도 고유가, 고물가, 저성장, 경상수지 악화, 금융 시장 불안이라는 5중고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세계경제에 치명적 타격 설령 무력 분쟁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더라도 미국 금융 시장의 혼란이 지속되고 유럽과 아시아 증시가 폭락을 거듭한다면 당분간 세계 경제의 안정과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국내 경제가 입게 될 피해도 적지 않다. 유가 급상승, 미국 경제의 침체 가속화와 금융 시장 불안이 겹치는 경우, 올해와 내년의 국내 실질 GDP 성장률도 당초 전망보다 0.5% 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외에도 미국 내 수입 수요 감소가 수반된다면, 우리의 수출도 감소가 불가피하여 올연말까지 총 20억∼30억 달러의 경상수지 감소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국내 실물 경제에 파급될 이러한 부정적 효과에 앞서 지금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는 국내 증시를 비롯하여 금융 시장에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불안감을 차단하는 일이다. 이미 12일 증시는 한 차례 공황 심리를 경험했다. 미국 증시 폐쇄, 런던, 프랑크푸르트, 동경 증시의 폭락과 폐쇄 속에서 국내 증시가 예외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로 인한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증시 안정을 위한 몇 가지 조치가 필요하다. 13일은 선물 결제와 옵션 결제가 겹치는 날이다. 주가가 급속하게 하락하는 경우에 사용하는 매매체결정지조치(circuit break)의 발동 요건을 완화해서라도 증시의 급락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필요하다면 선진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아서 거래가 재개되는 시점까지 국내 증시 거래도 정지하는 방안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국내 외환 시장도 국제금융시장의 상황을 반영하여 달러화 약세 행진이 시작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주말까지 지속될 것이다. 한편, 이번 사태에 직접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 미국 증권사를 포함해 12~ 13일에 중남미 등 신흥 시장에서 이탈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움직임이 국내 증시의 공황 심리와 맞물리게 된다면 다음 주 초를 고비로 국내 시장의 외국계 자금 이탈과 이에 따른 원화 가치의 약세 반전도 걱정된다. 이렇듯 당분간 원화 가치의 급등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정책 당국은 외국 자본에 대한 가변예치금제 발동과 같은 예방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금융 시장의 공황 심리 차단이 시급 중장기적으로 볼 때, 이번 사태는 국제 경제와 국제 금융 시장에서 미국의 위상 약화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국내 금융 시장의 안정과 실물 경기의 추가 하락을 방지하는 조치 외에도 중장기적으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경제 협력 구도를 더욱 공고히 유지해야 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미국 경제는 당분간 몹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증권 시스템의 마비는 물론, 금융 산업의 인력 손실과 같은 산업 소프트웨어의 측면에서도 이미 큰 손실을 입었다. 사고에 따른 보험 산업의 타격, 재산권 분쟁과 같은 문제도 산적해 있다. 그러나 더욱 걱정되는 것은 미국 국내에서 발생할지 모르는 세계 경제의 통합화 과정에 대한 비판 여론과 인종차별적 사회 심리의 발호이다. 만약 이번 사태로 인해 대외 경제 협력에 대한 미국 국내의 여론이 악화된다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서 미국의 위치가 흔들리게 되고 통상 마찰의 파고도 높아질 것이다. 만약 미국 경제가 이러한 여론에 밀려 '고립주의'의 길로 접어든다면 세계 경제의 상생구조에 적지 않은 차질이 예상된다. 미국 부시 대통령은 작금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한 리더십과 함께 지구촌 경제 공생을 위한 협동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조홍래(현대경제연구원 이사)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