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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들 '기지개편다'

작년초보다 대출폭 최대30% 확대외국계 은행들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IMF 체제를 전후해 잔뜩 움츠렸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이다. 우량 대기업을 찾아 대출 세일즈를 벌이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영업 패턴도 변화, 단순 대출에 의존하던 환란 전과는 달리 이른바 「수수료(FEE) 비즈니스」 쪽을 집중 강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에 대해 100% 신뢰는 보내고 있지 않다. 기업 재무제표상의 투명성에 대해 완벽한 신뢰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우 파급효과가 가시지 않고 있는 셈이다. ◇개별 기관별로 최대 30%까지 영업확대=유럽계 ABN암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 비해 20~30%까지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BOA 한국지점 관계자도 『국내 대기업들이 지난해 부채비율을 줄이기 위해 은행 대출을 줄이면서 대출 한도에 여유가 생겼다』며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영업을 확대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출 대상은 주로 정부투자기관과 대기업들이 대부분.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대출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서고 있는 상황. 그는 삼성전자의 예를 들어 『1~2년 전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다』며 『부채비율 등 단순 재무제표만 놓고 보면 세계 어떤 기업에 비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출 대상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A은행 고위 관계자는 『삼성·SK의 경우에는 돈이 남아돌기 때문에 대출이 힘들다』며 『몇 안되는 우량 중소기업을 찾아 외국계 은행끼리 경쟁을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물론 외국계 은행들의 대출 확대가 국내 진출 은행 전부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대우사태의 파고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우에 대해 상대적으로 많은 여신은 갖고 있는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는 국내 기업 여신을 적극적으로 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부대수익 키운다=환란 후 기업들의 연쇄부도를 의식한 듯 외국계 은행들의 영업 패턴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단순 대출은 아직까지도 가급적 삼가하고 있다. 대신 금융중개를 통한 수수료 수익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ABN암로은행 관계자는 『수수료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직접 대출도 이를 위한 일종의 「맛보기 대출」로 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대수익이 주로 일어나는 것은 무역금융 부분. 올들어서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정유회사에 대한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BOA 관계자는 『위험성이 적은 무역금융 쪽을 강화하고 있다』며 SK·LG정유 등을 예로 들었다. 국내 기업들의 외화차입이 늘면서 이의 주선업무가 수익의 원천이 되고 있다. 또한 상당수 외국계 은행은 변동금리부 채권(FRN) 부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기업의 투명성은 아직…=이같은 영업력 강화에도 불구, 외국계 은행이 국내 기업들을 100%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계 모은행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건전성을 높히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은 안다』면서도 『재무제표의 투명성에서는 아직도 게걸음을 하고 있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그룹의 경우 『부채비율과 상관없이 이익 창출규모에 비해 자산규모가 너무 크다』며 『삼성이나 SK에 비해 대출을 꺼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대출 확대가 일어나려면 최소 1년 이상 더 소요돼야 하고 이를 위해 기업들의 회계투명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3/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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