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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브랜드에 도전] <1부> 2. 꿈과 감성을 주는 브랜드 만들자

'필요한 제품' 보다 '갖고 싶은 브랜드' 로 사로잡아라<br>세계적 브랜드 값 더 비싸도 지갑 열게 만들어<br>품질·서비스 넘어 이상적·상징적 가치 제공해야<br>소비자 취향 탐구·정서적 연대 강화 전략 필


'드림 소사이어티'의 저자인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5,000달러를 넘어선 나라의 소비자들에게 상품의 기능이나 품질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보화시대 이후 도래하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에서는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라는 것. 소비자들은 '필요한' 제품이 아닌 '가지고 싶은' 제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이 같은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제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기업은 소비자들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들의 욕구를 파악하고 충족시켜야 한다. 이것이 바로 성공한 '브랜드'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현대인들은 운동화 한 켤레도 품질이 아닌 브랜드 이미지를 좌우하는 스토리를 보고 구매한다. 'Just Do It, Nike'라는 광고로 유명한 나이키를 가지고 영국 BBC방송은 브랜드가 얼마만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10대 청소년 5명에게 나이키 운동화와 상표 없는 운동화를 보여주고 두 운동화 모두 100달러짜리라고 알려주자 모두가 나이키를 선택했다. 다음에는 나이키 운동화 값을 120달러로 올렸다. 그래도 모두 나이키를 원했다. 다시 140달러로 값을 올리자 청소년들은 잠시 주저하다가 나이키를 선택했다. 가격이 145달러까지 오르고 나서야 상표 없는 운동화를 골랐다. 같은 품질의 제품보다 40달러가 더 비싼데도 지갑을 열어 구매하게 만드는 힘, 이것이 바로 '브랜드 가치'다. 웃돈을 받고도 상품을 팔 수 있으니 영업이익률이 크게 높아지고 실적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화가 진행될수록 '글로벌 톱 브랜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 인터내셔널이 12개 국가의 소비자 1,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글로벌 브랜드의 품질을 신뢰하며 이를 구매함으로써 세계인이라는 동질감을 느끼고 있었다. 글로벌 브랜드가 단순한 제품ㆍ서비스뿐 아니라 이상적ㆍ상징적 가치까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브랜드 가치 176억8,000만달러로 세계 21위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전세계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매진(Imagineㆍ상상)'을 키워드로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반영하고 고객과의 정서적 연대를 강화하는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림픽ㆍ축구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후원하는 스포츠 마케팅을 벌이는 한편 뉴욕 타임스퀘어, 런던 피카딜리서커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홍콩 쳅락콕 공항 등 선진국 곳곳의 랜드마크에 옥외 광고물을 설치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지난 1990년대 중반까지도 해외시장에서 시장 평균의 70~80%에 불과한 값을 받던 삼성전자는 오늘날 프리미엄을 누리는 브랜드로 탈바꿈하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미국시장에서 '실업공포'에 휩싸인 미국인들의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차량 구입 이후 1년 내 실직하면 차량을 무료 반납하거나 실직 이후 새 직장을 구하는 3개월간 할부금이나 리스금을 보험사가 대납하도록 한 것. 1999년 무상보증 기간을 경쟁업체들의 '3년 3만마일'보다 훨씬 긴 '10년 10만마일'로 제시하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후 브랜드 가치가 상승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전까지 '싸구려'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현대차는 2005년 처음으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후 브랜드 가치를 2005년 35억달러에서 2006년 41억달러, 2007년 45억달러, 2008년 48억달러로 계속 늘리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쉽지 않다. 세계 곳곳에 매장을 두고 소비자와의 접점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욱 어렵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개인 블로그를 통해 알려진 제품에 대한 평가가 전세계적으로 퍼질 수 있고 매장 종업원의 말 한마디가 회사의 운명을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맥도널드 매장에서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일하는 직원에게 한 고객이 "맥도널드 광고에는 직원들이 항상 미소를 짓고 있는데 당신은 왜 웃지 않느냐"고 묻자 이 직원이 "근로계약서에 웃으라는 조항은 없다"고 대답했다가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2001년 9ㆍ11테러 직후 뉴욕에서 소방작업을 하던 소방수가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물 한잔 달라고 했다가 돈을 내라면서 거절 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스타벅스의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적도 있었다. 어렵게 구축한 브랜드 이미지가 한 직원의 순간적인 실수로 추락할 수 있는 것이다. 브랜드 빌딩(구축)만큼 브랜드 관리 및 유지 전략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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