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1년에 내는 보험료가 240만원을 넘어섰다. 보험시장이 연 11%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보험료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2%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세계 보험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낸 보험료는 2,384달러, 원화를 기준으로 하면 240만8,800원(원ㆍ달러 환율 1,010원 기준)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연간 보험료는 2005년 1,706달러에서 2006년에는 2,071달러로 21% 늘어난 데 이어 2007S년에는 전년보다 15% 늘면서 2,400달러에 근접했다. 보험료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4년 9.9%에서 2005년 10.8%로 10%를 돌파한 데 이어 2006년에는 11.1%, 지난해는 11.8%까지 높아졌다. 이는 전세계 87개국 중 5위 수준이다. 대만이 15.7%로 1위를 차지했고, 영국(15.7%), 남아공(15.3%), 네델란드(13.4%) 등의 순이었다. 보험료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보험시장의 가파른 성장 때문이다. 지난해 보험시장 규모는 1,170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1.1% 성장했다. 생명보험이 연금과 변액보험의 판매 호조로 10.5%, 손해보험은 12.4%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세계 보험시장 규모가 4조609억 달러로 경제성장률(3.8%)보다도 낮은 3.3% 성장하는데 그친 것과 비교할 때 ‘고속 성장’으로 평가된다. 세계 보험시장의 성장세는 지난 2006년 이후 둔화되는 추세다. 보험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내는 보험료 수준은 계속 높아지고 있는데 보험료의 적정성에 대한 관리감독 수준은 한참 뒤쳐져 있다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선진보험시장은 투명한 정보공개로 시장경쟁을 유도하거나 감독당국이 엄격한 상품 심사를 통해 적정 보험료 수준을 유지하도록 한다”며 “우리나라는 생보사들이 보험료 산출의 기준이 되는 경험생명표를 만들고, 자율적으로 상품을 만들어 팔다 보니 보험료에 대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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