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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돈 맡기면 되레 까먹는다?

예·적금 83% 실질금리 물가상승률 밑돌아

주요 4대 시중은행의 예ㆍ적금 상품 가운데 약 83%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적금 상품 89개를 대상으로 기본금리를 조사한 결과 이 중 74개 상품의 실질금리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2.6%를 밑돌았다. 이는 은행이 약속한 이자에서 이자소득세로 나가는 15.4%를 제외한 뒤의 금리를 물가상승률과 비교한 것이다. 정기예금 기준으로 금리가 연 3.0%가 되지 않으면 은행에 돈을 맡길 경우 자산가치는 감소하게 된다. 특히 적금은 사실상 전상품의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돌았다. 만기가 3년 이상인 장기적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은행별로 적금 금리는 많게는 연 4%대 중반을 기록했지만 이는 예금으로 치면 연 2%대에 불과하다. 적금의 특성상 금리가 같을 경우 적금으로 얻는 수익은 예금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실제로 적금 금리가 연 4.0%라고 해도 첫 달 불입분에만 4%의 금리가 적용되고 두 번째 불입분은 11개월에 한해서만 연환산 기준으로 4.0%의 금리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6~2.9%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에도 마이너스 금리 상황이 광범위하게 나타났을 것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남유럽발 재정위기와 천안함 사태에 따른 시장 불안으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이 보다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예ㆍ적금 상품 대다수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며 "한은의 금리정책이 변하지 않는 한 은행예금을 통해 자산을 불리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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