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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중국 내수시장… 바라만 보는 한국] "중국 기업에 경영권 못준다" 과반 지분 욕심에 M&A 번번이 무산

대통령도 재촉한 인수합병 급감 이유는









인수합병(M&A)은 외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다. 현지에 문외한인 기업도 인수한 업체가 보유한 고객정보·배송망부터 현지 분위기, 업무 관행 등 '내공'을 한번에 얻어 마치 현지 기업인 것처럼 처음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과 달리 시장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는 중국이라면 M&A는 특효약이 될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중국 내수시장 진출이 어렵다면 중국 기업을 M&A하거나 지분을 매입해 활로를 뚫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중국 기업 M&A 및 지분매입은 지난 2011년을 정점으로 오히려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특히 추세적 원화 강세라는 발판이 마련됐음을 고려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예를 들어 M&A 비용이 100달러라고 하면 환율이 달러당 1,500원일 경우 국내 기업은 15만원이나 비용이 들지만 원화 강세로 환율이 1,000원까지 내려가면 10만원에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3원으로 2013년(1,095원)에 비해 3.8% 하락(원화 강세)했다. 중국 기업과의 M&A라는 점을 감안해 원·위안 환율을 봐도 원화는 강세였다. 지난해 평균 원·위안 환율은 위안당 171원으로 2010년 이후 4년 만에 최저(원화 강세)였다. 2013년 환율(178원)에 비해 4%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내수시장 공략의 해법으로 'M&A 활성화'가 꾸준히 제기됐지만 실적은 후퇴하는 배경으로 우리 기업의 과도한 욕심을 꼽는다. 이민호 KOTRA 상하이무역관장은 "중국 기업을 인수하려는 국내 기업은 경영권을 중국 파트너에 넘길 수 없다는 생각에 어떻게 해서든 지분 51%는 확보해야 한다는 욕심을 내다 보니 계약이 무산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한국인이 중국인을 거래 파트너로서 잘 믿지 못하고 있고 실제 중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것도 M&A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계속해서 불거지는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우리 기업 내 중국 현지 시장 전문가 부재 등으로 기업들이 '중국을 잘 모른다. 나중에 하자'며 M&A를 미뤄왔다"고 진단했다.

이 관장은 "중국 현지인 사이에서는 한국 화장품과 의류·식품 같은 소비재의 인기가 대단히 높지만 마땅히 구할 길을 모른다"며 "한국 소비재 업체들의 M&A를 통한 현지 진출이 느려지면 한류상품 인기도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반면 외국 기업은 M&A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 진출에 적극적이다. 홍콩 최대 슈퍼마켓 체인을 보유한 다이어리팜은 지난해 8월 9억3,000만달러를 들여 중국 슈퍼마켓 체인인 '용휘마트'의 지분 19.9%를 매입했다. 같은 중화권 국가로 큰 이질감이 없는 홍콩 기업임에도 용휘마트의 중국 내 판매망 및 현지에서 쌓은 내공을 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우리의 중국 M&A 총액(3억달러)의 세 배가 넘는 돈을 지출한 것이다. 미국·유럽 기업도 중국이 외국에 투자한도를 배정하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제도를 도입 초기(2002년)부터 전략적으로 활용해 현재는 내수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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