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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부진에도 꺾이지 않는 뚝심경영… SK, 메모리 2강 사수한다

■ '역발상으로 위기 돌파 '… SK하이닉스 6조 설비투자

"中 추격 뿌리친다" 올 수요 6.2% 감소 예고에도 결정

이천·청주 등에 신규 공장 건설… 3D 낸드 등 양산 준비

55조 생산증대·21만명 고용창출 등 경제활성화도 기여


올해는 지난 3년간 호황을 누리던 전세계 메모리 시장의 역성장이 예고된 해다.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를 합한 전세계 메모리 매출 규모는 737억3,900만달러(약 89조5,340억원)로 지난해(785억7,300만달러) 대비 6.2% 감소가 우려된다. 이에 전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신규 투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많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흐름을 거슬렀다. 투자액을 줄이겠다던 당초 기조를 바꿔 올해 6조원대 설비투자액을 유지하기로 했다. 위기일 때 더욱 과감한 투자로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메모리 시장 수요 부진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악화한 경영여건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겠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뚝심이다.

최 회장은 전폭적 지원을 통해 SK하이닉스가 3년 연속 사상 실적 최고치 경신을 이룰 수 있었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하이닉스를 인수한 2012년에는 전세계 반도체 업계가 설비투자를 줄이는 상황에도 오히려 10%를 늘리며 메모리 치킨게임을 돌파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뒤에는 10년간 SK하이닉스에 4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7조1,000억원이 이상의 매출과 5조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둬 2013·2014년에 이어 또 다시 실적 경신이 확실시된다. 올해 6조원대 투자 규모 유지 결정 역시 이 같은 뚝심 경영의 일환이다. 메모리 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설비·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결정을 두고 "SK그룹 차원의 용단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관련업계는 중국이 메모리 분야까지 진출하며 SK하이닉스를 위협하는 이상 선제적 투자가 더욱 필수불가결하다고 본다. 중국 정부는 2014년 자급률이 낮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천명한 이후 그해 10월 정부 주도로 1,200억위안(약 21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펀드 조성안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6월에는 반도체 산업에 향후 10년간 무려 1조위안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천문학적 자금 지원을 받은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노리는 국영 칭화유니그룹은 2020년까지 55조원을 투자해 세계 3위 반도체 기업에 오른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로부터 메모리 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업체로 선정된 XMC는 미 사이프레스와 손잡고 3차원(3D) 낸드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올해 6조원대 돈보따리를 생산 시설 확충과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제품 개발에 쏟아붓는다는 방침이다. 우선 업계에서 가장 앞선 미세화 공정인 20나노미터(nm·1nm은 10억분의1m)와 10나노대 D램, 3D 낸드의 개발과 양산을 준비한다. 반도체 회로 선폭을 뜻하는 나노는 그 크기가 줄어들수록 생산성·성능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중장기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이천과 청주 지역에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에 나선다. 지난해 8월 준공한 이천 M14 라인에서는 2단계 공사를 위한 설비 구축에 1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청주에서도 신규 공장 부지를 매입하는 한편, 이천에 지을 또 다른 공장 부지의 정비도 올해 안에 진행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의 투자가 활성화하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2021년까지 SK하이닉스의 M14에서 발생될 매출이 국내 전체에 55조원의 생산증대와 21만명의 고용창출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한국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성장을 위해 기술공유제, 성과공유제처럼 협력업체와 성과의 과실을 나눌 수 있는 방안을 올해도 계속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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