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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모든 측면이 변하기 시작했다

'마찰' 없는 경제를 상상할 수 있는가? 노동과 정보, 돈이 쉽고 저렴하게, 그리고 거의 즉시 이동 가능한 새로운 세계 말이다. 잠깐! 그 세계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당신의 회사는 준비를 마쳤는가? BY GEOFF COLVIN

자동차가 불탄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미국 워싱턴 주 켄트 Kent에서 테슬라 Tesla의 모델 S가 금속성 물체에 부딪쳐 화염에 휩싸였을 때, 운전자와 잠재 고객, 투자자, 그리고 테슬라 임원들은 큰 우려를 나타냈다. 몇 주 후 테네시 주 스머나 Smyrna에서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연방 규제 당국은 조사를 시작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불 보듯 뻔했다. 대대적인 리콜은 물론, 전국 대리점에서 값비싼 수리가 시작돼 회사는 금전적인 타격을 입을 참이었다. 그러나 그 중 어떠한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 공기역학 개선을 위해, 고속 주행 시 모델 S의 차체 높이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 경우, 이물질이 차 배터리에 잘못 부딪히면 불이 붙을 수 있다.

때문에 테슬라는 문제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 고속 주행 시 차체와 지상의 간격을 1인치 더 높였다. 그러자 문제가 사라졌다. 당국도 4개월 만에 조사를 종료했다.

테슬라는 소프트웨어와 휴대폰 네트워크를 활용해 리콜을 피할 수 있었다. 회사는 따로 대리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환경을 직접 설정하고, 온라인으로 차량을 주문한 후, 테슬라 차량 전시장에서 테스트 운전을 한다. 테슬라의 첨단 전기 기술은 가솔린이나 디젤 기술보다 간단해, 더 적은 인원과 자본으로도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제너럴 모터스 General Motors(이하 GM)의 유형자산 1달러당 시장가 치가 1.85달러인 데 비해, 테슬라는 이 가치가 11달러나 된다. GM의 근로자당 시장가치는 24만 달러이지만, 테슬라는 무려 290만 달러에 달한다. 단지 효율성만으론 이러한 차이를 만들 수 없다. 테슬라와 GM은 같은 업종이지만,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GM은 변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20세기형 기업이다. 21세기 기업인 테슬라는 성공법칙을 다시 써야 하는 새로운 현실에 맞게 설계됐다. 그 대단원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마찰 없는 경제(friction-free economy)’의 도래다. 노동과 정보, 돈이 쉽고 저렴하게, 그리고 거의 즉시 이동하는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기업은 이제 소비자와 근로자, 오너들과 전에 없이 새롭고 유연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은 (전통적으로 정의된) 자본의 역할을 재고하고, 자본을 줄이면서도 번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아울러 새로운 R&D와 마케팅 방식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또, 기존 지표가 중요한 현상을 포착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지표를 활용한 성과 측정도 하고 있다.

21세기 기업이 모두 화려한 실리콘밸리 신생기업은 아니다. 언제 설립됐든, 어떤 산업이든 21세기 기업이 될 수 있다. 나이키는 3D프린팅을 이용해 제조방법을 적극 혁신하고, 영리한 SNS 마케팅을 통해 21세기 기업이 되었다. 제너럴 일렉트릭 General Electric 역시 부분적으로 주주들의 불만과 외부 압력의 영향으로 21세기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21세기 기업은 모든 기업의 꿈이다.

새로운 현실은 자본주의의 토대인 ‘자본’에서 시작된다. 마찰 없는 경제에서 기업은 전처럼 많은 자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인 애플을 보자. 애플은 가장 가치 있는 기업 2, 3위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제품 판매로 대부분의 수익을 얻고 있다. 하지만 애플은 제품의 ‘실질적인 모든 부분’을 다른 기업에서 만든다고 말하고 있다. 애플은 상당히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을 조율할 수 있다. 하청업체들-주로 폭스콘Foxconn-에게 제품 제작비를 지급하고, 제품이 필요한 곳으로 정시에 운송되도록 하고 있다. 애플은 심지어 다른 기업의 서버를 빌려 아이클라우드 iCloud 서버 호스트로이용하고 있다. 쉽게 저장공간을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어 필요한 만큼만 비용을 쓸 수 있다.

컨설팅업체 에바 디멘션스 EVA Dimensions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애플을 제조업체로 분류하고있다. 전 세계에 500여 개 매장을 보유한 애플의 총 자본은 1,72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애플이 전통적인 기업이었다면 더 많은 자본이 필요했을 것이다. 애플의 업적은 이 자본으로 엄청난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려 6,390억 달러에 달하는 시장가치를 창출했다. 엑손 모빌 Exxon Mobil의 자본은 3,040억 달러로 애플보다 훨씬 더 많지만, 시장가치는 3,330억 달러로 애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기업들은 ‘물리적 제품’을 만들고 판매한다. 마찰 없는 경제에선 물리적 자본이 사실상 없는 기업도 자본 집약적인 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다. 사람들은 가장 가치있는 소매업체인 알리바바 Alibaba에 물건이 없다는 사실, 세계 최대 숙박업체 에어비앤비 Airbnb 소유의 부동산이 없다는 사실, 그리고 세계 최대 택시 서비스업체 우버 Uber가 보유한 차량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이 기업들을 포함한 21세기 기업 모두는 사실 상당히 많은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회계에서 그것을 자본이라 부르지 않을 뿐이다. 이들은 소프트웨어, 특허, 저작권, 브랜드와 여타지식의 형태로 지적 재산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소비자 자본이 있고, 무엇보다 인적 자본이 있다. 21세기 기업은 물리적인 제품을 만들고 팔지만, 어떤 기업보다도 인적 자본에 강한 기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져준다. 실제로 21세기 기업들은 누가 소유하는 것일까?

모두가 인정하듯, 예전에는 로펌이 거의 완전히 인적자본으로만 구성돼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대중에게 주식을 판매할 수 없었다. 외부 주주들은 금전적 가치가 있는 어느 것도 소유할 수 없었다. 컨설팅 기업과 광고 회사는 다를까? 가치 있는 특허나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도 대부분의 가치를 인적 자원에서 끌어내는 경우가 있다. 스타벅스나 존슨 앤드 존슨에서 가장 똑똑한 직원 100명 가량이 회사를 나가거나, 어떤 정신 나간 CEO가 탄탄한 기업문화를 파괴하려 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21세기 기업에선 직원들이 대부분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들 자체가 대부분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새로운 현실은 기업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IRS는 (최신 데이터를 활용해) 1990~2008년 미국의 기업 수는 크게 늘지 않았고 매출도 150%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기업 관리자들이 소유한 개인사업과 합자 회사의 수는 훨씬 더 많아졌고, 매출도 394%나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21세기 기업은 법인만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대부분의 기업은 이제 새로운 방식으로 가치를 창출해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미 태동한 경쟁자들-주로 인터넷 기반의 기업이다-에게 뒤처질 수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인터넷의 초창기만큼이나 오래됐다. 당시 수많은 웹 기반의 보험 신생기업 때문에 종신 보험료가 절반 이상 뚝 떨어졌고, 이용자 친화적인 호텔 및 비행기 예약 사이트 탓에 1만 8,000개에 달하는 여행회사들이 하루 아침에 문을 닫았다. 이제 기업가들은 이 트렌드를 정교한 방식으로 물리적인 상품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다. 와비 파커Warby Parker는 저마찰(low-friction) 온라인 모델을 활용, 기존 소매업자들이 받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고품질 안경을 팔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이 회사의 가치를 12억 달러로 평가했다. 심지어 온라인 혁신에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는 소비재 산업도 위협을 받고 있다. 남성미용 제품 생산 및 온라인 판매 업체 해리스 Harry’s나 달러 셰이브 클럽 Dollar Shave Club 때문에, (프록터 앤드 갬블Procter & Gamble이 소유한) 질레트 Gillette는 처음으로 품질 뿐만 아니라 가격을 내세우는 광고를 한 바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심지어 탄탄히 자리 잡은 기업들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새로운 저마찰 비즈니스 모델로 바꾼다해도, 과거에 비해 여전히 수익 규모가 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 McKinsey Global Institute(이하 MGI)에 따르면, 일부 기술회사나 기술 기반 회사들은 기존 기업이 창조해 내는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를 파괴하고, 이익 대부분도 ‘소비자 잉여(consumer surplus)’의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의 스카이프는 2013년 약 2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매킨지에 따르면, 스카이프는 소비자들에게 저렴하거나 공짜인 통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같은해 무려 370억 달러의 이익을 1세대 텔레콤 기업에서 소비자들에게 옮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여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 택시 규제 당국은 우버, 리프트 Lyft 같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등록 택시 한 대당 요금이 2012년 3월~2014년 7월 사이 65%나 줄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투자자들이 평가하는 우버의 현재 가치는 510억 달러. 포춘은 지난 9월 뉴욕 택시의 총 시장가치가 130억 달러 이하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다른 예를 살펴보자. 보스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에어비앤비가 오스틴 Austin에 진출했을 때 호텔 매출은 8~10% 떨어졌다. 타격을 입은 호텔들이 대응책으로 가격을 낮추면서, 공유경제 참여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들이 혜택을 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혁신의 당사자인 신생기업들조차 기존 기업 매출 감소분의 일부만 가져갔을 뿐이었다.

21세기 기업은 점점 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를 많이 하게 될 것이다. 분야도 정보기술뿐만 아니라 미디어, 금융, 제약 등 우수한 두뇌역량이 많이 필요한 곳으로 확장될 것이다. 매킨지에 따르면, ‘저자산(assetlight)아이디어 집약 분야’는 1999년 서구 기업 수익의 17%에 그쳤지만, 현재는 31%나 차지한다. 변화 과정에서 패배자는 건축, 운송, 공공서비스, 광산업 같은 자본 및 노동 집약적인 분야다. 그렇다고 해서 이 분야의 기업들이 모두 파산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들도 테슬라처럼 재창조된다면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성공의 정의를 재정립함으로써 성공을 거둘 수도 있다. 모든 기업이 강한 압박을 받는 이유는 성장을 위해 이익을 희생할 각오가 돼 있는 경쟁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특히 신흥시장에서 엄청나게 규모를 늘린 가족기업이나 국영기업이 압박을 받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자.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 Alcoa는 최근 첨단 재료 산업과 원자재 알루미늄 제조 산업으로 기업을 이분화하기로 했는데, 그 한 가지 이유는 중국의 대규모 알루미늄 제련업체들의 비용 경쟁력 때문이었다. 알코아의 원자재 알루미늄 사업은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회사 전체에 타격을 입혔다. 신흥시장 기업들이 전세계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현재 포춘 글로벌 500에서 약 30%를 차지한다-나머지 기업의 수익 압박도 더 커질 것이다.

성장을 위해 이익을 희생하는 또 다른 종류의 21세기 기업 때문에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이 기업들은 새로운 모델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감지했다. 분기별 이익이 거의 없거나, 전무하기로 유명한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이다.

“자금을 기업확장에 쓰면 미래에 훨씬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아마존 CEO 제프 베저스 Jeff Bezos의 주장에 투자자들은 공감했다. 실제로 아마존 주가는 최근 최고치를 경신했다.

21세기 기업인들을 가장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노동시장에 마찰이 없어지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와 노동을 사고파는 ‘기그 경제(gig economy)’처럼, 노동시장도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기업은 풀 타임 근로자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여전히 풀 타임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고용과 해고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보다 상주 직원을 두는 것이 편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진 최소한 더 편했었다. 그러나 이제 고용주들은 업워크 Upwork 같은 온라인 프리랜서 고용 사이트를 통해 전세계에서 정보 기반의 업무를 할 근로자를 수백만 명이나 고용하고 있다.

각 근로자는 이전 고용주들에게 평가를 받고, 고용주들은 이들의 업무가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급여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업무의 상당 부분이 번역 등 반복적인 것이 많지만, 아월리너드 HourlyNerd 같은 기업은 전략계획, 금융분석 등 전문적인 업무를 위해 전직 컨설턴트나 최고경영자과정 졸업생들을 파견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대부분은 중소기업이지만, GE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도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몇 단계 더 발전하면, 고용 모델 전체가 근본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근로자를 보유하는 기업은 앞으로 더 늘겠지만, 이는 여러 가지 선택지-훨씬 더 급진적인 구조도 있을 것이다-중 하나 일뿐이다. 지난 6월 전 시스코 CEO 존 챔버스 John Chambers는 “앞으론 CEO와 최고정보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 CIO) 단 2명으로 이뤄진 대기업도 탄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말도 안 되는 예측일 수 있다. 하지만 챔버스의 말도 안 되는 예측이 현실화된 경우-스마트폰으로 호텔 방을 열게 될 것이라는 예측 등-도 종종 있었다.

여러 근로자와 함께 일하는 고용주의 경우도 근로자들과의 관계가 바뀔 것이다. 한 성과측정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최근 포춘에 “지금은 어떤 직종이라도 성과를 바로 측정할 수 있고, 성과에 따라 급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성과가 우수한 직원들은 더 많은 급여를 받고, 나머지는 적은 급여를 받는다. 인사조직 컨설팅 전문 업체 에이온 휴잇 Aon Hewitt에 따르면, 현재 거의 모든 대기업들이 외상매출 수금 등 주기적 목표나 다른 상대적으로 측정이 쉬운 성과를 기반으로 정규직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고 있다. 개개인의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웠을 땐, 급여를 차별화하지 못해 일을 잘하지 못하는 근로자들도 직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노동자들이 겪게 될 일은 21세기 기업 스스로도 겪게 될 것이다. 마찰이 사라지고, 신흥국에서 야심찬 신규 경쟁자들이 부상하면서 실적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숨을 곳이 없어질 것이다. 승자들은 더 크게 승리하고, 그 나머지들이 남은 것을 놓고 더 치열하게 싸울 것이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이하 MGI)는 ‘아이디어 집약 분야’에서 승자독식 역학이 강화돼 가장 이익이 높은 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의 간극이 커지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MGI는 글로벌 기업의 최근 이익을 세계 GDP의 약 10%로 평가했다. 이는 언젠가 모두가 bbbh 부러워 할 수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MGI의 분석 결과, 글로벌 기업의 이익은 오는 2025년까지 지난 1980년대 수준과 비슷한 8%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 같은 이익 성장의 둔화로 더 많은 기업들은 더 작아진 파이 조작을 두고 다투게 될 것이다.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다투고 있지만, 전세계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해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일부는 국가에 버금가는 성취를 이룰 것이다. 이는 전에 없던 현상이다. 하루에 수십억 건의 검색을 처리하는 구글은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어떤 정부보다 더 많은 실시간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구글은 질병 발생, 주식시장 동향 등 많은 것을 예측할 수 있고, 원한다면 선거에도 영향을 줄수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는 15억 명으로 중국 인구보다 더 많다.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일과 사랑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애플이 보유한 현금은 미 재무부보다 언제나 더 많을 것이다. 인도의 텔레콤 회사 바티 에어텔 Bharti Airtel의 고객은 미국 인구만큼이나 많다. 월마트의 근로자는 220만명으로, 미국과 중국 국방부를 제외한 지구상 그 어떤 조직보다 규모가 더 크다.

21세기의 또 다른 놀라운 변화는 기업-큰 성공을 거둔 기업이라 할지라도-의 수명이 평균적으로 전보다 짧아질 것이란 점이다. 이 변화는 깜짝 놀랄만할 정도로 나타날 것이다. 예일대의 리처드 포스터 Richard Foster 교수는 S&P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8년 61년에서 현재 약 20년으로 줄어들었고, 앞으로 이 수명이 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지속적인 기관으로 보는 관점은 21세기가 끝나기 한참 전에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영국 출신 경제학자 로널드 코스 Ronald Coase는 이 질문에 답을 제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이론적인 사회에선 세계 경제가 개개인들이 주고 받는 가격 신호를 바탕으로 팽이처럼 회전하기 때문에, 대기업은 꼭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코스는 현실 세계에선 “협상도 해야 하고, 계약도 해야하며, 조사를 해야 할 때도 있고, 분쟁 해결을 위한 준비 등 많은 일도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마찰로 인해 거래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처리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기업 스스로가 이 거래를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술 발전 덕분에 마찰 비용이 줄어들면서 많은 기업들이 스스로를 분해(unbundling)하고, 일부 기능을 외부에, R&D를 크라우소싱에 맡기고, 직원들을 하청업자들과 교환하고 있다. 할리우드 방식처럼 사람과 자원이 특정 목표를 위해 모였다가,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흩어지는 형태가 경제 전반에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이러한 일은 이미 발생하고 있다.

좋은 소식은 변화와 창조적 혁신,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속화가 모험을 좋아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 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관된 현상은 거의 모든 분야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모든 사람과 모든 기관은 21세기의 가장 가치있는 자산을 소유할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독창성, 그리고 상상력의 문이 활짝 열렸다는 것이다.



기업의 혈액 순환
새로운 앱과 클라우드 기반 도구 덕분에 멀리 떨어져 있는 근로자들이 협업을 하게 됐고, 기업과 고객도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한 관례를 맺게 됐다.

HBO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실리콘밸리’라는 드라마에서, 훌리 Hooli라는 구글과 비슷한 기업의CEO는 이사회 회의에서 회사의 최신 발명품인 홀로그램 기구 (결국 실패하지만) 사용을 시도했다. 이것이 바로 미래의 모습이다.

그러나 처음엔 수월하지 않을 것이다. 기술적인 내용을 차치하고도, 이 장면은 많은 진실을 품고 있다. 오늘날의 기업은 더 이상 직원들을 본사에 모아 놓고 근무를 시키지 않는다. 메시지 전송, 문서 저장, 화상 회의, 그리고 아이디어 개선을 가능하게 하는 클라우드 장치의 보급 덕분에, 근로자들이 전 세계적으로 파트너, 소비자,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때문에 본사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분산된 팀들은 같은 목표를 공유하기 위해 새로운 절차를 고안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온라인 코드 호스팅 서비스 업체 기트허브 GitHub의 제품담당 부사장 카쿨 스리바스타바 Kakul Srivastava에 따르면, 이 회사 직원의 60%는 본사 밖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시차의 불편함을 최대한 분산하기 위해” 지역별로 번갈아 가며 회의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도 있다. 기트허브 같은 기업들은 원거리 근로자를 끌어들임으로써 최고의 직원들을 고용할 수 있었다.

외부 직원을 둔다는건 현대 기업들이 점점 더 많은 외부 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핵심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전체를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모바일 기기로 이을 이용하고 있다. 구글의 파일 저장 서비스 드라이브 Drive의 제품관리 담당 스콧 존슨 Scott Johnson은 “사람들은 어느 곳에서나 아이디어를 저장하길 원하고, 여러 곳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유연성이 외부 사람들에게도 (안전하게) 확장되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시스코의 협업 기술 그룹을 이끄는 로완 트롤로프 Rowan Trollope에 따르면, 미래에는 ‘앰비언트 컴퓨팅 ambient computing’이라는 더 대단한 기술을 만날 수 있다. 이 기술을 통해 사람들은 인터넷 기반으로 센서가 탑재돼있는 여러 기기를 이용해 근무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화 번호도 필요 없게 된다. 홀로그램? 이미 한물간 기술이 될 것이다. 21세기 기업은 도처에 존재할 것이다.



신생기업의 가치를 어떻게 매겨야 할까?
이렇다 할 유형자산이나 제품은 없지만, 풍부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투자자들은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빠르게 성장하는 21세기 신생기업 유니콘은 이제 너무 많이 알려졌다. 때문에 ‘유니콘 기업이 정말 그만한 가치를 하는 거야?’라는 질문은 이제 식상한 듯 보인다.

등록금 대출 신생기업 소피 SoFi는 최근 기업 가치 3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 받으며 1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페이스북은 개인 소유의 모바일 메시지 서비스 왓츠앱 WhatsApp을 이렇다 할 매출을 올리기도 전에 190억 달러에 인수했다. 아직 이익을 보고한 적이 없는 우버는 최근 비상장 자본유치 라운드에서 510억 달러로 평가 받았다. 혁신적이든, 그렇지 않든, 신생기업 후원자들은 이성적인 투자세계-기업의 미래 수익을 현재 기준으로 측정해 기업 가치를 평가한다-에서 볼 수 없는 그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일까?

사실 비상장 시장(private-market)의 평가는 중요치 않다. 비상장 시장가치는 소규모 투자자들이 대중의 눈 밖에서 매기는 평가일 뿐이다. 상장 회사 가치는 시장이 열리면 매일 시험대에 오른다. 반면, 비상장 기업의 가치는 이들이 돈을 벌 때에만 움직인다. 코슬라 벤처스K hosla Ventures의 벤처투자자 키스 라보이스 Keith Rabois는 “비상장 시장의 가치는 과학이라기 보단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가치가 협상의 결과이며, “내 돈이 필요치 않는 누군가가 얼마면 내 돈을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거라면 이미 상장을 했을 벤처 기업들이 아직도 상당수 비상장 기업으로 남아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낮은 이자율 덕분에 저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고, 기관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자 하는 경향이 커졌다. 자금이 충분한 비상장 기업들은 굳이 서둘러 공개 시장의 화려함 속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그 결과, 이들은 훨씬 더 높은 가치로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깜짝 놀랄만한 가치가 때론 보이는 그대로가 아닐 수 있다. 예컨대 일부 기업은 수십억 달러의 가치-긍정적인 이미지, 인재 채용에서의 우위, 기업가들의 자존심 충족에 도움이 된다-를 위해, 부담스러운 규제를 받아들이고 높은 가치를 약속 받는다. 결제 소프트웨어 업체 스퀘어 Square는 60억 달러의 가치로 자금을 조달하는 대신, 투자자들에게 합의된 수준보다 낮은 공모가로 추가 주식을 발행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다른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업 가치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물론 기업이 상장하면 이 모든 ’이면공작‘이 사라진다. 박스 Box나 호튼워크스 Hortonworks 같은 기술 회사들은 비상장 시절의 가치보다 더 높은 시장가치를 얻을 수 없었다. 어쨌든 유니콘은 진정한 가치를 절대 알 수 없는 신비의 동물이다. 상장 기업은 숨을 곳이 없다. 유니콘 기업군은 앞으로도 계속 혁신할 것이다. 그러나 결국은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것에 비례해 제대로 된 가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R&D의 새로운 법칙
앤드루 리버리스 화학기업 다우 Dow CEO

빠르게 하라.
모든 혁신은 주기가 짧다. 긴 주기는 기업들에게 사치일 뿐이다. 속도가 생명이다.

실험실 밖으로 나가라.
실험과 공장을 연계하는 건 필수요소다.

최종 소비자를 파악하라.
이제는 B2B 회사로만 머무를 수 없다. 최종 소비자에게도 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제조업의 새로운 법칙
제이미 밀러 GE 운송 CEO

디지털 시제품이 중요하다.
3D 모델은 공학과 제조의 간극을 없애 제품 제작을 가속화하고 있다.

기계에 귀 기울여라.
센서는 기계의 작동 환경을 점검함으로써, 기능을 향상시키고 시스템 정지 시간을 최소화 해준다.

직원들에게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라.
관리자들은 실시간 계기판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음으로써 생산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다.



새로운 리더십 법칙

팀쿡 애플 CEO
더 높은 목표를 분명히 밝혀라.
애플은 일이 자신의 삶을 향상 시키는 것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은 다른 사람의 삶도 개선할 수 있어야 한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CEO
위기 때 여론을 따라가선 안 된다.
대개 위기에선 오른쪽이냐 왼쪽이냐를 선택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은 중간으로 가길 원하지만, 중간은 폭풍우 지대를 의미한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CEO
소셜미디어 시대에서…
러더십의 핵심은 투명성이다.



새로운 노사관계의 법칙
애닐 부스리 워크데이 Workday CEO 겸 창립자

직원들과 투명한 관계를 맺어라.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진정한 피드백 제공을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하라- 특히 밀레니엄 세대를 위해.

진로를 제시하라.
직원 교체는 성장의 가장 큰 위협이다. 직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라. 제대로만 하면, 회사의 가장 유능한 직원들이 그리 빨리 퇴사하진 않을 것이다.

문화가 중요하다.
모든 직원들이 같은 목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일련의 핵심가치와 비전을 일치시켜라.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도 행복하다는 점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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