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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퇴직연금 대세는 DC형

지철원 트러스톤 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퇴직연금 중 확정급여(DB)형은 기존의 퇴직제도와 유사하다. 퇴직할 당시의 월급에 근속연수를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받게 된다. 정해진 액수의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기업이 지는 것이어서 근로자 입장에서는 따로 신경 쓸 일이 없다. 일반적으로 DB형을 선호하는 이유다. 퇴직할 때까지 꾸준히 급여가 인상되고 정년이 보장된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는 방식이다.

그러나 평생직장이 사라지고 급여 인상률을 억제하는 '임금피크제'마저 도입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안정된 근무환경을 기대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 회사 안에서의 성공에 미련을 두지 않고 정년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삼거나 일찌감치 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근로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경우 퇴직금을 스스로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이 퇴직할 때 더 많은 목돈을 쥘 수 있다. 물론 퇴직금을 마련할 책임을 지는 것은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신규 채용을 꺼리거나 고임금·장기근속 임직원의 조기 퇴직을 종용할 수도 있다. 결국 직업의 안정성이 흔들리게 되는 셈이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근로자 입장에서 DB형과 DC형 중 어느 방식이 유리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

그래도 앞으로 DC형 퇴직연금이 대세가 될 것은 확실하다. 모든 분야에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종신 고용의 전통을 가진 일본조차 DB형에 해당하는 후생연금의 부담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2001년부터 DC형 가입을 장려하는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다. 미국의 근로자가 넉넉한 노후자금을 마련하게 된 비결도 1981년에 시작된 퇴직연금 제도 '401K'에 있다. 미국 정부는 퇴직연금에 들어온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옮기려는 정책을 폈다. 그 결과 401K 도입 이후 2000년까지 다우존스지수 기준으로 주가는 15배나 상승했다. 미국의 근로자는 20년 전에 삼성전자 주식을 산 것과 같은 효과를 퇴직연금을 통해 얻었던 셈이다.



DC형은 근로자 스스로 자금의 관리와 운용 책임을 져야 한다. 같은 시기에 입사해 똑같이 진급했는데도 불구하고 수익률을 잘 관리한 근로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DC형은 가입자 교육이 중요하다. 안타깝게도 대부분 기업이 법률로 규정된 수준의 교육을 형식적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이 근로자의 노후자산 형성을 위한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노후에 대한 불안이 큰 임직원이 기업 안에서 높은 생산성을 발휘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DC형의 장점인 세제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사실 DC형의 이점은 곳곳에 숨어 있다. 성과금을 퇴직계좌에 넣어두면 소득세를 줄이고 나중에 저율의 퇴직소득세로 과세하는 혜택을 볼 수 있다. 퇴직금을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넣어 두고 만 55세 이후에 5년 이상 동안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을 30%가량 덜 낸다는 것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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