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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고 잘 놀다 왔는데 왜 속이 쓰리지…

■ 명절 후유증 대표질환 역류성 식도염 주의보

위쓰림
위산이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밤중 가슴이 타는 듯한 속 쓰림 증상이 느껴진다면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한 여성이 속이 쓰린 듯 복부를 움켜쥐고 있다. /서울경제DB


위산·위액 역류 인한 식도 염증… 과음·과식 잦은 명절 뒤 악화

방치 땐 후두염·천식 등 유발

맵고 짠 고지방식 섭취 피해야… 커피·초콜릿도 식도괄약근 약화

식후 바로 눕지 말고 야식 자제를


직장인 김홍식(52·가명)씨는 명절 직후에는 늘 인근 내과의원을 찾는다. 명절 기간 내내 각종 기름진 음식을 먹고 과음을 하게 돼 평소 지니고 있는 역류성 식도염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명절에 음식을 적게 먹으려 해도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과식을 하게 된다"며 "신물이 올라오고 속 쓰림 등의 증상이 악화돼 약을 처방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명절이 지난 직후 속이 불편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그중 역류성 식도염(위·식도 역류질환) 환자가 많다. 역류성 식도염은 명절 직후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소화기계통 질환으로 위 속에 있어야 할 위산 또는 위액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지속돼 식도 곳곳이 헐거나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최근 맵고 짠 음식을 즐기는 한국인들의 역류성 식도염 발생이 급속히 늘고 있다.

1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 결정 자료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 질환 진료인원은 지난 2011년 323만5,000명에서 2015년 401만4,000명으로 4년 새 24%가량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심평원 관계자는 "설 연휴 일시적인 과식·과음이 곧바로 위염, 역류성 식도염 발생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위궤양 등 기존 질환이 있으면 소화불량 등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에 위치하는 하부식도괄약근에 문제가 생겼을 때 주로 발생한다. 괄약근은 특정 기관의 개폐에 관계하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하는 고리 모양의 근육으로 이 근육에 문제가 생기면 특정 장기에 보관된 물질이 역류하거나 다른 곳으로 새어나오게 된다. 마치 댐에 있는 수문이 고장 나 물이 새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민영일 비에비스나무병원 대표원장은 "식도 괄약근은 평소에는 닫혀 있다가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에만 열리는 것이 정상"이라며 "이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느슨해지거나 꼭 필요하지 않을 때에도 자주 열리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게 되고 역류한 위산이 식도 점막을 자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식도 괄약근을 약하게 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인데 그중에서도 동물성 지방이 가득한 고지방식, 알코올 등은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하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흡연·커피·탄산음료 역시 마찬가지다. 맵고 짠 음식 섭취도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역류성 식도염은 괄약근 이상뿐 아니라 위산 과다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과식이나 폭식을 하면 위 속 내용물의 양이 늘어나 위산 분비가 증가할 뿐 아니라 음식물이 위에서 장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길어져 식도로 역류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알코올이나 커피 역시 위액 분비를 촉진하고 위액의 양 증가는 바로 위액 속 위산의 증가로 이어져 역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음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구부린 자세를 취하는 경우에도 위 속 음식물이 위 식도 연결 부위에 위치해 위산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식후 바로 눕거나 취침 전 야식을 자주 먹으면 역류성 식도염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위에 가해지는 복압이 높아지는 경우에도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할 수 있다. 복부비만인 경우, 허리띠 등을 꽉 졸라매는 경우, 속옷이나 바지 등이 꽉 끼는 경우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현상이 계속돼 역류성 식도염이 생기면 대부분의 환자는 목에 무언가 걸려 있는 느낌이나 신물 올라옴, 신트림, 속 쓰림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가슴이 타는 듯한 감각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역류성 식도 질환의 가장 중요한 증상은 흉부 작열감이라고 하는 가슴 쓰림"이라며 "이 증상은 오목가슴에서 시작해 불이 타는 듯한 뜨거운 감각이 상부로 올라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흉부 작열감은 낮에도 생길 수 있지만 주로 밤에 심해 자다가 벌떡 일어나 물이라도 마셔야 안정이 되고는 한다. 이런 증상이 계속되는데도 치료하지 않고 역류성 식도염을 방치하면 다른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가면 만성 기침이 생기거나 목이 쉴 수 있고 후두염·천식 등이 유발되기도 한다.

또 식도가 오랜 시간 위산에 노출되면 식도와 위 경계 부위에서 식도 조직이 위 조직처럼 변하는 바렛식도가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식도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민 대표원장은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지면 통증 때문에 식사나 수면 등 가장 기본적인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제때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식도 협착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증상이 생기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되면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위식도운동촉진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증상이 자주 재발해 수년 이상 약물을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식도 협착, 바렛식도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경우에도 식도확장술이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 발생을 예방하려면 과식과 야식을 자제하고 식후 바로 눕지 않는 것이 좋다. 과도한 흡연과 음주를 피하고 맵고 짠 음식과 커피, 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초콜릿과 오렌지 주스 등도 역류성 식도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복부비만도 역류성 식도염의 위험 요인인 만큼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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