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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두 공사는 인력 및 조직 감축뿐만 아니라 임금 삭감, 자산 매각 등이 포함된 고강도 자구안을 내놓았다. 막대한 손실에다 원자재 수요 감소가 좀체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데 따른 조치지만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위축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석유공사는 4일 부서 조직의 23%를 없애고 인력의 30%를 줄이는 내용 등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6개 본부를 4개 본부로 줄이고 미국 등 5개 해외 사무소를 폐쇄하기로 했다. 현재 43개 부서는 33개로 축소된다. 인력도 단계적 구조조정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현재 4,194명의 30%인 1,258명을 줄인다. 또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직원들은 총연봉의 10%를 반납, 연간 약 102억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해외 근무수당과 특수지 근무수당도 30% 줄여 26억원을 절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2,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울산 본사 사옥 매각도 추진하기로 했다. 석유공사의 임원과 처·실장 등은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일괄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안은 실적 악화가 빌미가 됐다. 지난해 석유공사는 유가 하락에 따른 판매 단가 하락과 자산손실 등으로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지속적인 투자 유치 등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며 "자산별 우선순위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2018년까지 4,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니켈 가격 급락으로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본 광물 공사도 이날 자구안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현재 정원 대비 20%(118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임직원 연봉을 최대 30%를 반납하는 게 골자다.
기존 11개인 해외사무소 중 무려 8개를 폐쇄하는 등 조직 규모도 22% 줄인다. 또 경영진도 해외 출장을 갈 때 이코노미좌석을 이용하고 관용차·콘도회원권 같은 비사업용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이 같은 긴축경영을 통해 223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에너지 업계는 공기업 구조조정을 방만 경영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보면서도 자원개발 사업이 아예 판을 접는 수준으로 악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자원 가격이 싼 지금이 개발에 따른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적기"라며 "나빠진 여론 때문에 비싸게 산 자산을 헐값에 매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두 공사와 달리 한국가스공사는 구조조정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나은 실적(지난해 3,190억원 순이익, 증권사 추정치)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세종=이상훈기자 sh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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