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4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수출 감소보다 수입 감소로 흑자폭이 커지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 논란이 여전하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75억1,000만달러였다. 이로써 경상수지는 2012년 3월부터 48개월째 흑자가 이어져 최장 흑자 기록을 다시 썼다.
경상수지 흑자는 1월보다 6억9,000만달러 늘었고 지난해 2월에 비해서는 14억3,000만달러 많았다. 매년 2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다.
한은은 저유가의 영향으로 경상수지가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상필 국제수지팀장은 “저유가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으로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월평균 값은 2월 29.6달러로 지난해 2월(55.6달러)보다 크게 낮았다.
하지만 수출과 수입이 함께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많이 줄면서 불황형 흑자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2월 수출은 365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9.3% 줄었고 수입은 286억5,000만달러로 13.9% 감소했다. 상품수지 흑자는 79억달러로 1월과 같았다. 만성 적자를 보이는 서비스수지 적자는 12억7,000만달러로 1월(19억3,000만달러)보다 줄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95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15억1,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4,000만달러 줄었다.
주식·채권 등 증권 투자에서 순자산은 전월 대비 62억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증권 투자는 29억4,000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32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 투자는 지난해 6월(-7,700만달러) 이후 9개월 연속 빠져나갔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위험성이 완화되면서 유출 규모는 1월(45억3,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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