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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의 불편한 진실...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 먼 中

비관적 분석 이코노미스트에

당국 "경제전망 밝게하라" 압박

정부 지원금 노려 실적 부풀리고

부실여신→투자 둔갑시키기도

무늬만 전기차·로봇기업 난립

"후진적 행태로 거품 부추기고

정부 구조조정 노력 훼손" 경고

0515A08 엇갈리는 중국 경제 전망 수정2




둔화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한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주요2개국(G2)의 경제 위상에 걸맞지 않은 여러 후진적 행태가 중국 경제의 거품을 부추기고 당국의 구조조정 노력마저 훼손할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진 금융사들이 충당금 부담을 덜기 위해 부실대출을 투자로 탈바꿈시키는가 하면 몰염치한 기업들은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가 쏟아내는 보조금을 챙기려 매출실적을 앞다퉈 조작하고 있다. 더구나 이를 바로잡아야 할 정부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이코노미스트에게 재갈을 물리는 등 글로벌스탠더드와는 한참 거리가 먼 후진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중국 경제와 관련해 비관적 전망과 분석을 내놓은 경제학자와 이코노미스트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 입을 막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궈타이쥔안증권의 린차이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회사 규율부로부터 환율을 비롯한 중국 경제 전반에 대해 과도하게 비관적인 전망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받았다. WSJ은 “린 이코노미스트는 위안화 환율 약세 전망 보고서를 작성해왔다는 이유로 증권감독 당국으로부터 이미 한차례 경고를 받은 상태였다”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정치지도자에 대한 비난 보도와 부정적 의견을 강력히 차단해온 중국이 그동안 비교적 관대한 시선을 보냈던 경제분석기관에까지 통제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당국이 연초 발생한 증권·외환시장 혼란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의 악의적 위안화 환율 전망을 꼽고 경제분석기관의 강력한 통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제분석기관 옥죄기는 오히려 중국 경제의 회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 WSJ의 진단이다. WSJ는 “중국 정부의 통계와 전망을 투자자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 경제전문가들의 목소리마저 막으면 G2 국가인 중국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원금을 타내려고 실적을 부풀리거나 부실여신을 투자로 둔갑시키는 기업들의 후진적 경영행태도 중국의 경제회복을 더디게 하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은 금융사들이 최근 수년 동안 정부 당국의 규제와 대손충당금 부담을 피하려고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부실기업에 대한 대출을 투자로 위장해왔다면서 이른바 ‘그림자금융’으로 불리는 금융권의 부실대출 규모가 수조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사실상 부실기업 대출이지만 투자로 위장된 그림자금융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될 경우 금융사들의 충당금 부담은 급증할 수밖에 없어 중국 금융시장에 또 다른 위협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정부가 경제 신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와 로봇 산업 분야에서도 유령 전기차, 무늬만 로봇 기업이 난립하는 상황이다. 중국 매체인 경제관찰망은 정부가 로봇산업발전규획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로봇과 스마트 장비 산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위장회사를 만들거나 기준 미달인 로봇 장비를 도입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국의 전기·하이브리드자동차 판매량은 33만1,000대로 전년 대비 4배가량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수도 허위수요일 수 있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분석이다. 한대당 최대 100만위안(약 1억8,000만원)인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유령 전기버스를 등록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중국의 전기차시장 수요를 크게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선물시장의 광풍 현상도 중국 금융시장의 정상적 작동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여름 이후 증권시장이 곤두박질하자 고수익을 노린 투기꾼들이 상하이·다롄·정저우 원자재시장에 몰리면서 올 들어 원자재선물 가격은 실제 수요와 무관하게 급등세를 타고 있다. 철광석선물 가격이 연초 대비 50% 가까이 치솟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이 고삐를 조이고 있는 철강 분야 구조조정 작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은 “최근 중국 선물시장은 거대한 카지노를 방불케 한다”면서 “중국 원자재선물시장의 이상 현상은 중국의 경제 메커니즘뿐 아니라 세계 원자재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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