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홍 회장 "부모님이 반세기 이상 해로하신 것은 존경의 힘 때문"

부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7일 별세

구 명예회장, 4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6선 국회의원과 국회부의장 역임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계열분리 후 가진 입주기념식에서 테이프커팅을 하는 고 구평회(왼쪽부터) E1 명예회장, 고 구태회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사진제공=LS그룹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이 7일 오전 3시 30분 신사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故) 구태회 명예회장은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동생이다. 1923년 경남 진주시 지수에서 춘강 구재서 공(公)의 4남으로 태어나 1938년 15세 때 최무 여사와 결혼했다.

구 명예회장은 슬하에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을 비롯해 구근희씨,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혜정씨, 故 구자명 회장, 구자철 예스코 회장 등 4남 2녀를 두었다.

구 명예회장은 1941년 진주 공립중학교를 나와 1943년 일본 후쿠오카고등학교를 마쳤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1950년 졸업한 뒤 럭키화학(현 LG화학) 전무로 기업인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구 명예회장은 1958년 4대 국회의원을 비롯해 6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1973년부터 2년간 무임소장관(현 정무장관)과 1976년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이후 1982년 LG그룹 창업고문으로 복귀해 다시 기업인의 길을 걸었다.

생전의 구태회(가운데) 명예회장이 김종필(왼쪽) 전 총리와 금성사(현 LG전자) 공장을 시찰하고 있다./사진제공=LS그룹

LS그룹은 구 명예회장을 비롯해 동생인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과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등 3형제가 2003년 LG에서 계열 분리했다. 특히 구 명예회장은 LS그룹 형제경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공동경영의 아름다운 경영정신이 빛을 발하는 데도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3형제의 유지이자 공동경영 정신은 지난 2013년 LS그룹의 초대 회장인 구자홍 회장에 이어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에게 경영권이 승계됐다. 사촌간 아름다운 경영 승계라는 정신이 이어진 것이다.



구 명예회장은 지난 2009년에는 결혼 70주년을 맞았다. 부인 고(故) 최무 여사는 2009년, 구 명예회장은 2010년 미수를 맞는 등 부부가 반세기 이상 해로했다.

구 명예회장보다 한 살 위인 고 최무 여사에 대해 구 명예회장은 2010년 본인 미수연에서 “70여년을 함께 해 준 아내 최 여사에게 존경한다”는 말로 각별한 부부애를 보여 주시기도 했다.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은 “두 분이 반세기 이상 해로 하고 영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존경과 배려의 힘이 큰 것 같다”며, “앞으로도 가족 모두가 이러한 두 분의 정신을 이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실이며 발인은 11일 오전 9시 30분 예정이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매산리 광주공원묘원, 연락처는 02)3010-2631.

/서정명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