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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50]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 인터뷰

“강력한 브랜드 파워 구축은<br>영속적인 사업의 필수조건”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




문지훈 인터브랜드코리아 대표를 만나 올해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이하 BKB)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올해 BKB의 가장 큰 특징으로 사업 성과와 브랜드 가치 사이의 동조화가 더욱 공고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다음은 문지훈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지난해와 올해 BKB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사업 성과가 좋은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상승이 높았다는 점이다. 최근 기업들은 브랜드를 사업 성공의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사업 성과가 좋은 기업들은 자신들이 거둬들인 리소스를 브랜드 육성과 지원에 재투자하고 있다. 일종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반대 결과도 볼 수 있었다. 포스코 같은 경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포스코는 지난해 8위였지만 올해 19위로 순위가 떨어졌다. 비즈니스 상황이 좋지 않은 기업들은 브랜드 육성과 지원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악순환이라고 보면 된다. 포스코는 그동안 쌓아왔던 브랜드 가치가 높았음에도 사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브랜드에 대해 미처 신경 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성과와 브랜드 가치 사이의 연관성을 수치적으로 보여줄 수 있나?
한 기업의 사업 성과를 종합적으로 추측해볼 수 있는 지표를 시가총액이라고 생각한다. 아모레퍼시픽을 보면 알 수 있다. 올해 3월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상승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BKB 브랜드 가치 상승률은 41%로 나타났다. 시가총액이 상승한 만큼 브랜드 가치가 오른 것이다. 코웨이도 올해 3월 기준 시가총액이 전년 대비 17% 늘었다. 올해 브랜드 가치도 전년에 비해 44% 상승하며 6계단(38위⇒32위) 순위가 뛰어 올랐다. SM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올해 3월 기준 시가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 상승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BKB 순위에 없었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얼마나 상승했다고 말할 순 없지만 올해는 BKB 46위에 신규 진입했다.


매년 10월 무렵 발표하는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100(BGB 100)’의 2015년 브랜드 가치 상승률은 7.4%였다. 반면 올해 BKB의 전체 브랜드 가치 상승률은 3%로 나타났다.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 수준이 글로벌에 비해 못 미친다고 해석할 수 있나?
이런 식으로 비교해 보면 조금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조사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중국 경제성장 둔화 탓에 3.5%에 머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보단 BGB의 브랜드 가치 상승률이 높았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6% 정도였다. BKB의 전체 브랜드 가치(3%)도 딱 그 정도 성장했다. 이렇게 보면 BGB 10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톱 브랜드들이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해 더 많이 노력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BKB 브랜드 가치가 한국 경제성장률만큼 성장한 것으로 봐선 아직까진 브랜드 육성 및 지원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의 수준이 글로벌 기업들에 비해 낮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올해 BKB 50개 브랜드 가치가 해당 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19.9%, 매출총액의 13.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해는 시가총액의 19.7%, 매출총액의 12.6%를 차지했고 2014년에는 각각 18.2%와 12.4%였다). 그런데 BKB ‘톱 10’ 브랜드의 브랜드 가치 총액은 (톱 10 브랜드)시가총액의 28.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톱 10 브랜드이기 때문에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브랜드 가치의 비율이 큰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문지훈 대표는 이에 대해 “톱 10 브랜드는 시가총액 자체가 크다. 그럼에도 이들의 브랜드 가치가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은 우리나라 선두 브랜드들이 브랜드 가치 상승을 위해 나머지 40개 브랜드 보다 훨씬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BKB ‘톱 5’에 진입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집단과 어깨를 나란히 했고 삼성생명을 제치기도 했다. 10가지 브랜드 성장 구성 요소 중 네이버가 가장 잘 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두 가지 부분에서 잘했다고 본다. 하나는 ‘존재감(Presence)’을 키운 것이다. 네이버는 PC에 기반했던 그들의 시장 지배력을 모바일 쪽으로 대폭 확대시켜 사람들에게 존재감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네이버는 더 이상 컴퓨터를 켜야만 볼 수 있는 브랜드가 아니다. 두 번째는 소비자들을 ‘참여(Engagement)’시킨 부분이다. 네이버는 O2O시장에 뛰어들어 네이버 쇼핑이라는 사업 영역을 예전보다 크게 확장했다. 예전에는 검색을 위해 네이버를 찾았지만, 이제는 쇼핑을 하기 위해 네이버를 방문한다. 게다가 네이버 쇼핑을 쉽게 도와주는 네이버 페이도 내놓았다. 네이버는 사람들을 끌어들여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사업 플랫폼을 훌륭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BKB 37위에 오른 카카오가 올해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내년 BKB에서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나?
내년에도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는 더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모바일에서의 시장 지배력은 네이버 이상이라고 생각한다. 카카오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바일에서의 지배력을 활용해 사업을 다양하게 확장하고 있다. 올해 6월에는 대리기사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출시 예정인 카카오의 새로운 사업이 7개나 된다고 알고 있다. 사람들은 카카오가 시작하는 사업을 믿는다. 카카오 택시가 이렇게 빨리 확산될 줄 누가 알았나. 카카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대단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올해 런칭하는 여러 사업들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것이라 예상한다.




브랜드를 단순히 ‘이미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브랜드가 사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큰가?
브랜드와 비즈니스는 거의 한 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쉬운 예를 들어 보겠다. 애플이 현재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건 브랜드 때문이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브랜드 가치가 가장 큰 기업이다. 신형 아이폰이 나오면 전 세계 곳곳에서 소비자들이 애플 매장으로 몰려와 밤새워 줄을 서서 산다. 그리고 인증 샷을 찍어 SNS에 올린다. 이들에게 신형 아이폰의 제품 특징은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 애플이 내놓은 새로운 아이폰을 남보다 먼저 가진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사업 성과가 좋은데 브랜드는 나쁜 곳이 있나 생각해보라. 정말 찾아보기 어렵다.

문 대표는 기업 CEO들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건 ‘강력한 브랜드 구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을 만들어 계속 끌어가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게 브랜드 구축이라고 설명했다. 설명의 핵심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넓힐 순 있지만 브랜드가 없으면 영속적으로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아이리버를 예로 들었다. “아이리버가 처음 MP3 제품을 내놓았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판매 유통망도 괜찮았다. 그런데 아이리버는 강력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처음 MP3를 내놓고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애플이 아이팟을 내놓자 사람들은 아이리버를 외면했다. 이것이 브랜드가 가진 힘이다.”


인터브랜드코리아는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10가지 성장 구성 요소를 제시했다. 리소스가 부족한 기업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예로 들어 보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에 리소스가 많지 않다. 본사의 글로벌한 브랜드력과 시장지배력으로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크게 성장시킨 것이다. 그런데 작년에 디젤차 연비 조작 문제로 타격을 입고 나서 지금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차를 팔기 위해 지난해 엄청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작년 11월에 반짝 매출이 올라갔다가 지금 완전히 고꾸라지고 있다(디젤차 연비 조작 파문으로 위기에 몰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대대적인 할인공세를 펼쳐 지난해 전년 대비 5.9% 늘어난 2조8,185억 원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수익성은 악화돼 영업이익은 13.6% 떨어진 472억 원, 당기순이익은 20.9% 급감한 321억 원을 기록했다). 나는 얼마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대표를 만나 ‘진정성(Authenticity)’과 ‘참여(Engagement)’에 집중하라고 조언을 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전략을 만들 것인가를 먼저 고민했어야 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차만 팔려고 하니까 지금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진정성을 기반으로 소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었어야 했다.

문 대표는 리소스가 부족할수록 브랜의 향후 갈 길을 정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브랜드가 나갈 명확한 방향을 정하면 거기에 맞춰서 성장 구성 요소 1~2개에 집중 투자를 해야 한다. 한정된 리소스를 가진 상태에서 성장 구성 요소를 3개 이상 정하면 집중을 할 수 없다. 여러 마리 토끼 잡으려다가 다 놓치게 된다는 얘기다. 문 대표는 ‘성장은 끊임없는 여행’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먼저 브랜드가 가야 할 중단기 목표를 정하고 성취해야 한다. 이 단계에서 브랜드의 위상이 한 단계 변모한다. 그리고 또 다른 시장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나서 다시 새로운 성장 구성 요소를 1~2개 정해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 자동차, 금융 산업군에 속한 브랜드의 가치가 전체 BKB 브랜드 가치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세 산업군 외에 앞으로 브랜드 가치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어디라고 생각하나?
화장품(코스메틱) 분야다. 화장품 브랜드는 BKB에서 소비재 산업군에 속해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두 곳의 브랜드 가치는 더 늘어날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서 K뷰티에 대한 니즈가 강하기 때문에 코스메틱 브랜드는 분명히 성장할 것이다. BKB 리스트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YG엔터테인먼트도 이런 기회를 포착하고 움직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0월 자회사 YG플러스를 통해 화장품 제조사 코드코스메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화장품 사업이 엔터테인먼트 사업보다 더 커질 수도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BKB 브랜드 가치에서 코스메틱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금융 산업군을 추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수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이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나?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어떻게든 해외 진출을 모색해야 한다. 예전처럼 해외 진출은 어렵지 않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중국)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가 생각했던 해외시장은 북미나 유럽이었다. 우리와 문화가 다른 시장에 침투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우리나라를 동경하기도 하고 기본적으로 문화도 비슷한 중국이 있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두 번째는 우리나라 안에서 사업 다각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가 이 부분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카오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범위에서 국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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