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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관광은 미래 핵심산업…쇼핑 위주 벗어나야"

'해외 VIP 의전 전문' 코스모진 대표

VIP 안내하다 전문업체 창업

관심분야 파악한 꼼꼼한 기획

감동주는 맞춤형 서비스 핵심

꾸준한 성장…작년 매출 55억

정명진 코스모진 대표가 서울 을지로 본사 내 벽에 전시된 국내 여행 명소 사진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코스모진




지난 2004년 봄 미국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전까지도 자신의 신분을 다 밝히지 않을 정도로 비밀리에 한국에 입국했다. 해외 주요 인사들에 대한 의전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코스모진의 정명진(44) 대표도 공항에 가서야 우디 앨런이 고객이란 사실을 알았다.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우디 앨런은 바쁜 일정 중 휴식시간을 낸 만큼 효율적인 한국 관광을 원했다. 정 대표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경복궁과 조계사, 명동 등 명소 관광 일정을 기획해 알찬 여행 서비스를 제공했다.

정 대표는 “우디 앨런의 신분 노출은 최소화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이템들로 마련해 만족을 높일 수 있었다”며 “해외 VIP들이 관광이나 업무 차 한국에 방문했을 때 패키지 상품이 아닌 선호에 따라 맞춤형 여행 의전을 제공하면 우리나라 이미지도 좋아지고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관광산업은 미래의 핵심산업이기 때문에 쇼핑 위주의 획일적인 상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모진은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이 초청한 해외 VIP들의 의전을 전문으로 담당하고 있다. 에릭 슈미츠 구글 대표와 할리우드 스타 제시카 알바, 나이지리아 고위 공무원 등도 정 대표가 안내를 맡았던 손님이다. 관광 분야에서 일하던 정명진 대표는 2007년 코스모진을 창업했다. 외국 VIP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준비하다가 전문적으로 의전을 담당하는 업체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창업을 했다. 정 대표는 “회사 업무를 하면서 동시에 일정을 짜고 코스를 기획하는 일은 벅차다”며 “관광 뿐만 아니라 글로벌 비즈니스가 많아질 것으로 판단해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모진은 창업 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엔 매출 55억원을 기록했다. 여행 코디네이터도 15명이나 된다. 입사 후 3개월간은 정 대표가 직접 코디네이터들을 교육하고 있다. 코스모진은 VIP 상품이 아닌 일반 여행상품도 차별화를 꾀했다. 관심 분야를 파악해 정치, 경제, 문화, 역사 등 고객 맞춤형 스토리텔링 방식의 가이드를 제공한다. 꼼꼼하고 세분화 된 사전조사도 코스모진의 장점이다. 실제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 덕분이다. 한 번은 러시아에서 방문한 고객들이 삼성전자 구미공장에 갈 일이 있었다.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KTX를 탔다. 구미역에 도착했는데 일부 고객이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KTX의 역 정차 시간이 예상보다 짧았던 것. 구미를 지나 대구역에 내려 택시로 고객들을 이동시켰다. 정 대표는 “그 때 세부적인 사항들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체득했다”며 “외국 사람들과는 의사소통이 잘못될 경우도 많아서 더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나이지리아 고위 공무원이 왔다가 출국하기 전 그의 부인이 파티 때 먹은 ‘멸치볶음’을 가져가고 싶다고 말했다. 늦은 저녁 시간이기도 했고 멸치볶음을 따로 살 수 있는 곳이 공항 주변에 없었다. 정 대표는 직접 마트에 가서 멸치와 깨를 샀다. 근처에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음식점에 들어가 볶아달라고 부탁해 만드는 방법까지 적어 무사히 전달할 수 있었다. 나이지리아에서 감사의 편지가 돌아왔다. 이 일은 코스모진 의전 법칙의 상징이 됐다. 정 대표는 “앞으로도 작은 것에 최선을 다해 감동을 주는 외국인 의전·여행 서비스 특화 업체로 정체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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