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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재용 "신이 인간 고칠수 있다면 뭘 가장 고치고 싶어할까요"

호암상서 질문 쏟아낸 이재용

“하느님이 인간을 고칠 수 있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고치고 싶어 할까요?”

지난 1일 경기 용인 삼성 인재개발원에서 개최된 호암상 기념행사. 비공개로 열린 이날 만찬행사는 어느 때보다 자유롭고 소탈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수상자들에게 다가가 격의 없이 궁금한 점을 물어봤다.

이 부회장은 특히 호암상 공학상 수상자인 오준호 KAIST 교수에게 최근의 화두인 인공지능(AI) 등에 대해 연이어 질문해 관심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로봇과 인간의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일까” “AI가 인간을 언제쯤 따라잡을 것으로 보는지” 같은 질문공세를 이어갔고 ‘하느님’ 얘기를 꺼내면서 자신의 호기심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를 내비쳤다. 하느님이 인간을 만들 때 어떤 부분을 바꾸고 싶어 할지 생각하면 인간보다 더 나은 로봇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이 부회장의 고민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오 교수는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인간형 로봇 ‘휴보’의 아버지로 알려진 로봇 전문가다.

로봇과 인간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질문은 삼성 신사업에 대한 고민과 맥이 닿아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이후 AI는 미래 핵심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도 이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벤처투자는 최근 5년간 전 세계에서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기업 가운데 규모 면에서 4위다. 그만큼 이 부회장의 관심은 AI와 로봇에 쏠려 있고 이날 행사에서도 그에 대한 궁금증을 쏟아냈다.

홍라희(왼쪽)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왼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부진(〃다섯번째)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여섯번째)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과 함께 1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호암상 기념행사에 참석해 나란히 걷고 있다. /사진제공=더팩트




이재용 부회장의 질문에 오준호 교수는 인간의 가능성을 강조했다. 그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따라올 수는 없다”며 “연구를 하면서 기계가 사람을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고 답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을 빼앗는 게 아니라 인간을 도와줄 것이고 많은 부분을 더 편하게 해줄 것이라는 점”이라고 답했고 이 부회장은 오 교수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다.

행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AI와 로봇에 큰 관심을 갖고 있더라”며 “오 교수에게 연신 관련 질문을 했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이 AI와 로봇에 더 주력하며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AI와 소프트웨어 회사를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과 오 교수가 질문과 답을 하며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것은 호암상 시상식 기념행사가 스탠딩뷔페 형식으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행사 참석자들은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 후 경기 용인 인재개발원으로 자리를 옮겨 스탠딩뷔페로 저녁을 대신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호암아트홀에서 치러진 호암상 시상식에는 얼굴을 보이지 않았던 홍라희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 부문 사장도 참석했다. 한 참석자는 “삼성가 사람들이 가족끼리 소풍을 나온 것처럼 편안하고 즐거워 보였다”며 “그들만 따로 앉아서 먹는 등의 특별대우는 없었고 소탈하게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식사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만찬에 이어 이번에도 참여했다는 한 인사는 “만찬 자리는 원형 테이블에 10명씩 앉게 되는데 해당 테이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며 다소 지루하고 딱딱한 분위기”라면서 “하지만 이번 스탠딩뷔페는 여러 사람들과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더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이는 이 부회장이 직접 검소한 행사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시상식 무대장식을 검소하게 하라는 이 부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며 “실용주의를 세세한 부분까지 적용한 시상식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도입한 음악회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씨는 이날 쇼팽의 프렐류드와 발라드를 연주했고 앙코르곡으로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들려줬다. 수상자 가족 사이에서 “원더풀”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는 게 참석자들은 전언이다. 조성진이 등장했을 때는 휘파람을 불거나 환호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즐겁고 격의 없는 분위기였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노벨상은 수상자 가족 50명을 초청하곤 하는데 우리도 50분을 초청해 시상식을 열고 음악회에 참석할 수 있게 했다”고 전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에서 이 부회장 및 삼성가 사람들은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음악회가 끝난 뒤에는 수상자들을 일일이 배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의 호암상 행사에 크게 만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26년 만에 호암상 진행방식과 형식이 바뀌었지만 내년에도 이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만족하는 것 같다”며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겠지만 내년에도 큰 변화 없이 실용과 검소함, 그리고 수상자와 가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호암상 시상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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