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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R&D역량 확 키운다]"인텔·퀄컴 따라잡자"...'비메모리 반도체 산실'서 또 한번 승부수

메모리 확대하는 글로벌공룡에 역공 나서

AI투자는 세계4위..."신사업 전방위 대응"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오스틴반도체 생산법인(SAS)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13조7,056억원을 연구개발(R&D)에 썼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7.4%)은 같았지만 전년의 14조3,855억원에 비해 금액이 줄었다. 절대 금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올 들어 삼성은 다시 R&D에 속도를 내고 있다. 1·4분기만 해도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율이 7.7%로 더 올랐다. 그만큼 R&D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뜻이다.

삼성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연구소를 두 배 확장해 이전하고 비메모리반도체인 시스템LSI 관련 인력을 새로 뽑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메모리반도체는 삼성에 ‘미지의 영역’과 같은 곳이다. 메모리반도체가 50%에 가까운 D램 반도체의 압도적 점유율 덕분에 전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반면 비메모리 부문은 엄청난 시장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인텔과 퀄컴이라는 비메모리 부문의 양대 공룡에 치여 시장을 공략하지 못했고 비메모리의 또 다른 부분인 파운드리(수탁생산) 역시 올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7의 중앙처리장치(AP) ‘A10’의 생산물량을 모두 TSMC에 뺏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에 나올 ‘A11’도 TSMC가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도 떨어지는데 TSMC가 2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는 반면 삼성의 시스템LSI는 5% 안팎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나마 삼성이 지난 10여년간 공을 들여온 것이 시스템LSI였다. 하지만 점유율을 늘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인텔이 지난해 말 현재 2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3%를 가까스로 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스템LSI는 최근 경영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업 개선 방안 중 하나로 모바일 AP 공급방식 변화를 검토하기도 했다. 자체 개발 AP인 ‘엑시노스’를 ‘갤럭시’에만 공급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개선안들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시스템LSI 역량 강화는 차세대 기술개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



현재 시스템반도체 업계는 차세대 기술개발을 위한 R&D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인텔과 TSMC·삼성이 올해 말 상용화를 목표로 14나노를 넘어선 10나노 제품을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과의 격차를 극복하고 경쟁자를 따돌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R&D 투자가 필수인 셈이다.

고객군을 다양화하기 위해서라도 R&D는 필수다. 삼성의 경우 스마트폰을 제외한 자동차용 반도체나 바이오 칩 시장 공략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스마트카 시대를 감안하면 이 분야 공략에 나서야 한다. 이번에 오스틴의 R&D센터를 확대하고 반도체 관련 전문인력을 다수 채용하기로 한 데는 이런 의도도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시스템LSI의 경우 다양한 고객군과 중저가 제품 시장을 확보할 방침”이라며 “미국에서의 R&D센터 확대 이전과 전문인력 채용은 이를 위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R&D 확대는 시스템LSI에만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25일 내놓은 경력 전문가 채용공고를 보면 인공지능(AI)과 딥러닝·퀀텀닷 같은 신기술 분야 인력을 충원하는 것으로 돼 있다.

실제 삼성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돈을 AI에 쏟아붓고 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에서 AI 업체에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 4위에 오른 것이다.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비캐리어스와 이디본·익스펙트랩·리액터랩 등에 돈을 댔다. 이번에 추가로 AI와 딥러닝 관련 인력을 뽑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면서 스마트홈과 스마트카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삼성은 4차 산업혁명에 전방위로 대응하고 있다. AI 외에도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제품을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스마트싱스 같은 IoT 스타트업을 인수해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가상현실(VR)도 마찬가지인데 2014년 미국 오큘러스와 제휴한 뒤 페이스북 등과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AI를 비롯한 미래 신사업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차근차근 준비해나가고 있다”며 “향후 반도체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고 IoT 등에 주력해 시장 주도권을 계속해서 잡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필·김현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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