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닥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고 매입까지 완료한 상장사는 코스피 23곳과 코스닥 32곳이었다. 이들 기업의 자사주 취득 시작일과 종료일 주가를 비교한 결과 코스피 상장사는 평균 10.02% 오른 반면 코스닥 상장사는 10.51%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코스닥 상장사 대부분이 자사주 매입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먼저 코스닥 상장기업인 효성오앤비(097870)는 올해 33억1,000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20만주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오히려 23.94% 떨어져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 밖에 코스온(069110)(-18.96%), 메디톡스(086900)(-17.27%), 웹젠(069080)(-13.57%) 등의 중대형 코스닥 상장사들도 하락 폭이 컸다.
코스닥은 올해 600선이 무너질 정도로 약세를 면치 못한 탓에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고려제약(014570)(57.72%)과 에스와이패널(109610)(38.65%)이 자사주 매입 기간에 주가가 오르며 약세장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미원에스씨(107590)(52.61%)와 삼성전자(005930)(35.92%) 등의 코스피 상장사는 올해 자사주 매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또 미원상사(002840)(33.44%), 동남합성(023450)(29.03%), 미원화학(134380)(15.01%), 호텔신라(008770)(13.52%) 등도 자사주를 사들이는 동안 주가 부양 목적을 달성했다. 기아차는 지난 1월 184만주를 사들일 때 13.42% 내린 데 이어 11월에도 113만주를 사는 동안 주가가 2.76% 떨어지며 대조를 이뤘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주 이익 환원 방식으로 주가 부양에 긍정적”이라며 “올해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주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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