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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중국 반도체 굴기,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반도체 코리아' 글로벌 입지 위축...경제 큰 타격 받아요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어마어마한 정부의 지원에 힘입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거셉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기수, 칭화대에서 세운 칭화유니그룹이 최근 700억달러(약 84조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 3곳을 동시에 건설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300억달러(35조1,000억원)를 추가 투자하기로 해 우리를 바짝 긴장시켰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잇따른 대규모 투자와 공장 증설은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를 위협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 원인은 반도체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것입니다. 중국은 지난 2015년 2,000억달러 이상의 반도체를 사용했습니다. 세계 반도체시장 전체 3,352억달러 가운데 중국의 비중이 61% 이상으로 그 비중은 점점 증가 추세입니다. 하지만 중국 기업이 만들어 중국에서 사용하는 반도체는 2015년 기준 20%밖에 되지 않습니다. 80%는 수입에 의존하면서 2015년 기준 무역수지가 1,525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향후 주요 전자제품의 중국 내 생산량이 점점 증가하면서 중국의 반도체 사용량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자세히 살펴보면 시스템반도체산업은 이미 성장해 시스템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산업이 우리보다 훨씬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시스템반도체를 제조하는 파운드리 산업은 기술경쟁력이 우리보다 약 2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생산 규모는 우리와 비슷하고 기술경쟁력도 조만간 추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메모리반도체는 아직 중국 기업에서 본격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업추진 전략변경과 투자 시작이 늦어서 시스템반도체에 비해 산업의 성장 정 도가 매우 미미합니다.



☞ 中, 반도체산업 왜 키우나요

年 2,000억弗어치 이상 사용

세계시장서 비중 60% 넘지만

수입 의존해 무역적자 눈덩이

2025년 자급률 70% 달성땐

‘생산 40조·직접고용 10만명’

韓 메모리반도체 위축 우려



☞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영원히 세계 최강’ 환상 금물

정부, 기업투자 적극 지원하고

미국처럼 중기 경쟁력 키워야

산-학 인재양성 협력도 중요

하지만 중국의 본격적인 메모리반도체 투자가 진행돼 2016년 한 해만 4개의 메모리반도체 공장이 착공됐습니다. 특히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1년 미만의 기간에 700억달러(약 82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 계획을 잇따라 공개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간 투자 금액을 훌쩍 뛰어넘는 투자금액입니다. 메모리반도체산업은 한국(삼성전자·SK하이닉스), 미국(마이크론·샌디스크), 일본(도시바) 등 3국이 과점하는 산업이지만 우리나라가 전 세계 시장의 57.7%를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메모리반도체 시장 진출이 우리나라로서는 위협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우리나라의 메모리반도체 기술 격차가 5년 이상 나는 만큼 국내 반도체산업의 영향은 단기간 없을 것이라고 전망되지만 중국은 민관이 협력해 기술개발과 시장개척을 추진하기 때문에 기술격차를 줄이는 데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으리라고 보는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상대적으로 우리가 예상했던 기간보다 빨리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시작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중국이 기술을 확보해 좋은 품질의 메모리반도체를 대규모 생산하게 되면 우리 산업은 매우 빠르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국내의 철강·조선산업에서 경험했듯이 이 과정에서 산업이나 국가적으로 겪어야 할 아픔이 많을 것입니다. 특히 국가적으로 매우 비중이 높은 반도체산업 위축은 국가산업 전체에 큰 타격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메모리반도체는 국내수출 전체에서 12.6%를 차지하고 있고 약 40조원의 생산규모와 10만명 이상의 직접 고용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간접적인 부분까지 합치면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우리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오히려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먼저 반도체산업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불식시켜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메모리반도체산업의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는 자만심은 경계해야 합니다. 한번 경쟁에서 밀린 국가나 기업이 다시 예전의 지위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과거 일본은 1980년대 메모리반도체 업계 세계 정상이었으나 한국·대만 등에 밀려 현재는 도시바(NAND)만 남은 상황입니다. 일본 사회의 반도체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부족과 지원감소로 산업 위기를 초래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둘째, 반도체산업을 환경오염, 또는 위험한 산업으로 인식해 투자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환경과 안전에 민감한 유럽에서조차도 반도체 산업을 성장시키는 친환경적이고 매우 안전한 첨단기술 산업입니다. 셋째, 우리 반도체산업이 세계 최고이고 이런 위상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환상입니다. 우리 반도체산업은 소수의 거대기업 중심으로 형성돼 그 뿌리인 중소기업은 취약합니다.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이 강한 미국은 대기업 중소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돼 있습니다.

덧붙여 인재의 원활한 공급이 매우 중요합니다. 학교에서 배출되는 신규인재의 절대 수가 부족합니다. 학교에서는 산업계와 공동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긴밀히 협력해야 합니다. 또 대기업 현장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은 고경력 인재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들의 경험이 국내 산업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내에서 재취업이나 창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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