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핀테크(금융+기술융합) 업체들에 소액 외화송금업이 허용되고 인터넷전문은행도 곧 해외 송금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그동안 시중은행 위주로 굴러간 해외 송금 시장을 놓고 각축이 예상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 인터넷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이 잇따라 해외 송금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다음달 출범 예정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수수료를 기존 은행의 10분의1로 낮춘 파격적인 송금 서비스를 예고했고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현지 금융회사들과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저렴한 송금 서비스를 발빠르게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가 공식 출범해 2개 인터넷은행이 동시에 해외 송금 서비스에 뛰어들면 해외 송금 경쟁은 더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송금 시장은 지금까지 은행이 독식해와 수수료는 높고 편의성은 낮았다”며 “기존 수요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은행들도 핀테크 업체와 제휴하는 등 갖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핀테크 업체들도 외국환거래법 개정안 시행으로 소액 외화 송금업이 허용됨에 따라 곧 라이선스를 획득해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 핵심은 일반 기업이 은행을 끼지 않고 단독으로 소액 외화송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자본금 20억원 이상(전업사는 10억원)을 보유하고 전산설비와 전문인력 등 요건만 갖추면 건당 3,000달러(약 300만여원) 이하, 1인당 연간 2만달러(약 2,200만여원) 한도 내에서 송금업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자금력 있는 핀테크 업체들과 스타트업 모두 해외 송금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KEB하나은행이 SK텔레콤과 합작해 만든 핀테크 회사 ‘핀크’는 최근 외화송금업 관련 인력 채용을 진행하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계 핀테크 업체도 국내 해외 송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에서 해외 송금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핀테크 SBI액시즈는 현재 한국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PG사인 페이게이트도 등록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이용해 해외 송금 사업을 벌이던 스타트업들 역시 진출 채비를 끝냈다. 이들은 지금까지는 관련 규제가 없어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등록을 통해 제도권 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그레이존(규제가 없는 신산업 분야)’에서 사업을 벌여왔던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물론이고 일본계 핀테크 회사,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PG사)도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며 “새로 열리는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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