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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4개사 분할...지주사 전환 '첫 발'

티앤씨·중공업·첨단소재·화학으로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조현준 회장 지배력 강화

갤럭시아 계열 정리 과제





효성(004800)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첫 발을 뗐다. 지난해 조석래 전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한 조현준 효성 회장의 그룹 지배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의 ㈜효성은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인 지주회사 ㈜효성과 분할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 사업회사로 나뉘게 된다. 효성그룹은 1998년 이전까지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외환위기를 겪은 뒤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4개 핵심 계열사가 합병해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지주사인 ㈜효성은 자회사의 지분 관리 및 투자, 라이선스 관리 등을 담당하는 사업지주회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7개로 나눠져 있는 ㈜효성의 사업부문(PG·Performance Group) 중 섬유·무역 부문은 효성티앤씨로 중공업과 건설부문은 효성중공업, 산업자재부문은 효성첨단소재, 화학부문은 효성화학에 속한다. 국내·외 계열사의 경우 신설회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주식은 해당 신설회사로 승계되고 나머지는 ㈜효성에 존속된다.



분할 비율은 현재 ㈜효성 주식 1주당 지주회사 0.3928289주, 효성티앤씨 0.1232345주, 효성중공업 0.2655246주, 효성첨단소재 0.1275704주, 효성화학 0.0908416주 등이다. 예컨대 현재 ㈜효성 주식 100주를 갖고 있다면 분할 후 지주회사 주식 39주와, 효성티앤씨 12주, 효성중공업 주식 26주 등을 갖게 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분할회사들은 이미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번 회사분할로 분할 존속회사인 ㈜효성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효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 조 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와 4개 사업회사로 분할되면서 조 회장은 모든 사업회사의 주식을 현재 지분만큼 확보하게 됐다. 향후 사업회사들이 상장되고 난 후 조 회장이 보유한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회사 주식과 교환하거나 사업회사 지분을 매각해 확보한 자금으로 지주사 주식 매입에 나서는 방식으로 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효성의 경우 서로 다른 4개 회사가 합병해 20년간 유지됐지만 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경영을 한 만큼 자산 분할 등의 과정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이 지주회사 지분을 늘려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첫 발을 뗐지만 완전한 지주사로 자리 잡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분할된 4개 사업회사의 상장을 무사히 마쳐야 한다.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현재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분할 회사들의 상장 예정일까지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재 ㈜효성이 거느리고 있는 진흥기업, 효성ITX, 신화인터텍 등 자회사의 정리도 마무리 지어야 하며 금융계열사와 갤럭시아 계열의 처리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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