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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TDF가 만능은 아니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코스피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 수익률을 계산하면 종종 의외의 결과를 얻는다.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시작해 2년 만에 500까지 하락한 후 8년 동안 상승해 최종적으로 2,000이 되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이 기간 매달 10만원씩 적립했다면 최종 평가액은 2,400만원이 넘는다. 10년간 1,200만원의 원금을 투입해 100%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얻은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한 번도 하락하지 않고 꾸준히 상승해 10년 후 2,000이 됐다고 해도 수익률이 40%에 불과한 것을 생각하면 놀랍다.

이번에는 같은 펀드에 1,200만원의 목돈을 넣고 매월 10만원씩 인출해 사용하면서 투자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줄곧 상승해 10년 후 2,000이 됐다면 최종 잔액은 740만원이다. 반면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시작해 2년 만에 500까지 하락했다가 8년 동안 상승해 2,000에 도달했다면 잔액은 한 푼도 남지 않는다. 인출기와 적립기의 수익률 계산법은 아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적립식은 투자 후 단기적으로 지수가 등락해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오히려 투자 초기의 주가 하락이 싼 가격으로 많은 수량을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최종 목표에 가까워지는 시기에 지수가 얼마나 상승하느냐다. 반면 목돈을 투자해놓고 정기적으로 인출해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초기 수익률 관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상대적으로 투자액이 커 투자수익률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인출로 투자금액이 줄어드는 후기 수익률은 중요하지 않다. 결국 적립기든 인출기든 관계없이 투자금액이 많은 시기의 수익률이 최종 성과에 결정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최근 정기예금 이율에도 미치지 못하는 퇴직연금의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폴트 옵션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데 유력한 후보가 TDF(Target Date Fund)다. 이 펀드는 나이가 들어가면 리스크가 큰 자산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이른바 ‘100-연령’ 법칙을 자동적으로 적용한다. 애초 설정된 계획에 따라 현직에 있을 때는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에 배분했다가 퇴직 시기가 다가오면 주식의 비중을 서서히 낮추면서 채권의 비중을 늘려간다. 적립기에는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하고 인출기가 다가오면 안정적인 자산배분을 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연금을 마련하기에는 적합하나 처음부터 목돈을 투자한다면 썩 추천할 만한 방법으로 볼 수는 없다. 이런 경우라면 능동적으로 자산배분을 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투자 수단을 결정할 때는 이처럼 현재 처한 상황에 맞는지 꼼꼼히 살필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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