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006280)가 중국 제약사에 희귀질환 치료제의 기술수출을 성공시키면서 국산 희귀질환 치료제의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GC녹십자는 중국 캔브리지제약과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캔브리지는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에서 헌터라제의 임상시험과 상업화에 대한 권한을 보유한다. 캔브리지는 희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에 주력하는 중국 제약사로 계약금액은 양사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
헌터라제는 샤이어의 ‘엘라프라제’에 이어 GC녹십자가 지난 2012년 세계 두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사노피젠자임의 ‘엘라프라제’보다 효능이 뛰어나 바이오 개량신약인 ‘바이오베터’로도 불린다.
헌터증후군은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과 지능 저하 등을 동반하는 선천성 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는 70여명 수준이고 전 세계 환자 규모도 2,000여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치료제가 2종밖에 없어 글로벌 시장 규모가 6,000억원에 달한다.
헌터라제는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현재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최근에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10개국으로 판매국가를 확대했다. 병당 약값이 200만원에 이르지만 국내에서는 2016년 228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한 이래 매년 200억원대의 실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GC녹십자의 헌터라제가 잇따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개발 중인 국산 희귀질환 치료제의 상용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한미약품(혈관육종), 레고켐바이오(결핵), 제네신(성장호르몬 결핍) 등이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지난 2014년 970억달러에서 오는 2020년 1,76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은 환자 규모가 적고 임상시험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제약사들이 외면하는 분야였지만 최근에는 차세대 신약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희귀질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을 강화하면서 시장 규모도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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